늙은호박 장만해 저장하기

찌꺼의 부엌

우리 집에서 가을이 되면, 꼭 하는 것 중 하나는 늙은 호박을 한덩어리 사는 것이다.

크고 잘 익은 누런 호박 한덩어리를 사서 서늘한 뒷베란다에 던져놓았다가 날씨가 서늘해지기 시작하면, 한 날을 정해 호박을 다듬는다.

그 날은 요즘처럼 날씨가 추워지기 시작할 때이다.

호박을 자르기가 쉽지는 않다.

​평소에 자주 쓰기 않는 완전 우리나라 전통 칼인 식칼이 등장할 때는 바로 이때이다.

전통방식으로 제조된 식칼은 무겁기도 하지만, 위쪽은 두껍고 날 쪽은 얇아서 두껍고 단단한 재료를 자를 때 아주 유용하다.

단호박을 쪼개거나 포기배추를 손질 할 때 내가 쓰는 칼도 바로 이 칼이다.

늙은 호박을 쪼갤 때는 다치지 않도록 엄청 조심하면서 칼질을 해야 한다.  

​그리고 이제 껍질을 벗길 차례다.

단단한 호박껍질을 벗기는 것도 쉽지는 않다.

잘드는 칼로 도마 위에 작게 썬 호박을 놓고 빗는 식으로 껍질을 벗기는 것이 그나마 쉽다.

둘이서 해도 늙은 호박 한덩어리를 다듬는 데는 족히 한 시간 이상 걸리는 것 같다.

​다듬은 호박들이 수북히 쌓였다.

늙은 호박은 한번에 모두 장만해 놓는 것이 좋다.

우리는 두 식구밖에 안되어 늙은 호박 하나를 한번에 먹기는 불가능하지만, 늘 한번에 손질한다.  

​준비된 호박은 적당한 분량으로 봉지에 나누어 담는다.

​우리는 주로 네 등분하면 양이 맞다. 

그 중 한덩어리는 다듬은 날 요리해 먹고, 세 덩어리는 비닐봉지에 넣고 잘 묶는다.

이렇게 준비한 호박은 냉동실에 넣어 놓는다.

냉동실에 얼린 다음, 원할 때마다 한 봉지씩 꺼내 요리를 하면 항상 처음 손질 했을 때처럼 맛나게 먹을 수 있다.

이렇게 해 놓으면, 우리 집은 겨울 몇 차례 맛난 호박죽을 먹을 수 있다.

올 가을도 큰 일을 하나 마무리지었다. 

이건 호박을 다듬은 날 요리하기 위해 솥에 담은 것이다.

맛있게 호박죽을 해먹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