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산성 순교성지

여행, 낯선 세상속으로/국내여행

​남한산성에 순교성지가 있는 줄은 몰랐다.

마침 남한산성에 볼 일이 있어서 갔다가 순교성지를 방문하게 되었다.

남한산성의 산성마을에서 이정표가 잘 되어 있어서 순교성지를 찾기는 전혀 어럽지 않다.

​순교성지 입구에 있는 위령탑을 보자, 마음이 경건해지는 느낌이다.

안으로 들어가기 전에 나는 위령탑부터 둘러보기로 했다.

​이 탑에는 남한산성에서 순교한 가톨릭 신자들의 이름과 처형방법이 소개되어 있었다.

가톨릭신자들을 박해할 때, 외진 이곳 남한산성으로 끌고와 처형했다고 한다.

신유박해부터 시작해, 기해박해를 거쳐서 병인박해 때는 수백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이곳에서 목숨을 잃었다.

위령탑에는 그나마 이름과 죽은 날짜가 기록되어 있는 약간의 사람들이 있을 뿐, 이름이 전해지지 않는 삼백여명의 순교자가 존재한다고 한다.

더욱이 ​이들을 죽이는 과정에서 사지를 묶고 물에 적신 한지로 얼굴을 덮어 죽이는 잔인한 방법이 고안되었다는 사실을 확인하면서는 몸서리가 쳐졌다.

가톨릭신자가 아닌 나조차도 이런 참혹한 죽음을 감수하며 지켜온 그들의 신앙심에 존경의 마음이 들었다.

​순교성지에 있는 성당은 전통적인 한옥을 본따 만들었다.

특색있어 보이는 성당 안으로 들어갔다.

한옥을 닮은 만큼 신발을 벗고 들어가게 되어 있는 것도 독특하다. 

성당내부의 모습이다.​

​성당입구, 성수를 들고 있는 여인의 조각은 한복을 입고 있는 모습이다.

성당중앙의 예수님 상 둘레에는 하얀 새들이 빙둘러 날고 있다.

​경건한 분위기의 성당안을 잠시 둘러보고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성당 바로 위, 산자락에 위치한  '십자가의 길'은 아름다운 오솔길을 따라 펼쳐져 있다.

중간중간 수난을 당하고 있는 예수님이 조각된 청동조각이 설치되어 있었다.

십자가의 길은 넓은 공터에 이르러 끝이 났다.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상과 강단을 앞에 놓고 줄지어 앉을 수 있는 넓은 계단식 공터는 이곳이 그냥 공터가 아님을 알게 해준다.

미사도 드리고 모임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곳이다.

볕이 잘 들어, 날씨가 좋은 때라면 이곳에서 특별한 회합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참으로 아름다운 장소다.

순교성지라는 사실 때문인지, 이 성지 안에서는 절로 경건해지는 느낌이다.

아름답지만, 아름답기만 하지 않은... 

슬픔과 비장함과 숭고함 등의 복합적인 감정이 온통 뒤섞이는 느낌에 젖게 될 것이다.

남한성성 순교성지는 가톨릭신자가 아니더라도 꼭 한번 둘러볼 만한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