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냉이 된장무침

찌꺼의 부엌

​하늘풀님의 절친인 경북에 사시는 어머님으로부터 사과를 선물로 받았다.

하늘풀님이 사과를 좋아하는 걸 아시고 보내셨는데, 사과박스 한귀퉁이에 냉이가 한 봉지 담겨 있었다.

어머님께서 텃밭 밭둑에 자라는 냉이를 채취해서 다듬고 깨끗하게 씻기까지 해서 보내신 것이다.

너무 고맙고 귀한 선물이다.  

냉이를 손질하기가 얼마나 힘든지 잘 아는 나로서는 그 정성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뿌리까지 먹는 냉이를 흙이 하나도 없게 헹구는 것이 쉽지가 않다.

다른 야채들을 헹굴 때의 두 배 이상 헹구어줘야 한다.

​말갛게 씻어서 보내신 냉이를 확인했지만, 그래도 안심이 되지 않아 물에 몇 번 더 씻었다.

어찌나 어머님께서 손질을 잘 하셨는지, 흙은 나오지 않았다.

영양면에서나 맛으로나 겨울 냉이가 좋다는 걸 들은 적이 있다.

사실, 중부지방에서는 겨울에 냉이를 구하기 힘들어 장에서 파는 것 외에 이렇게 야생에서 채취한 겨울냉이는 처음 보는 것이었다.

잘 헹군 냉이를 끓는 물에 삶았다.

냉이는 너무 오래 삶아서는 안된다.

데치는 것보다는 오래 삶으면서 뿌리가 '살캉' 씹힐 정도가 알맞다.

삶은 냉이를 찬물에 다시 잘 헹군다.

그걸 칼로 여러번 썰어서 먹기 좋은 크기로 만든다.

거기에 된장과 참기름 통깨를 넣고 조물조물 무친다.

마늘이나 파를 넣지 않고 무치는 것이 냉이의 풍미를 더 잘 살리는 것 같다.

뿌리가 두꺼운 데도 전혀 질기지가 않다.

좋은 영양소들이 온몸으로 전해지는 듯한 느낌은 기분일까?

찬바람이 부는 겨울 저녁, 싱그러운 냉이향이 식탁 위로 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