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영화를 보기 위해 이수역에 있는 아트나인에 갔다가 그 앞의 변화에 깜짝 놀랐다.
길가에 주르르 세워져 있던 대여섯 개의 포장마차들이 온데간데 없어진 것이었다.
그리고 긴 플랜카드가 걸려 있었다.
여기 있던 포장마차들을 동작구에서 나와 모두 철거했다는 사실을 이걸 보고서야 알았다.
이 사진은 철거현장을 고발하는 것으로 플랜카드에 실려있었다.
한눈에 봐도 얼마나 폭력적인 상황이었는지 알 것 같다.
포장마차 운영에 필요한 집기들이 마구잡이로 부수어져 있는 모습이 마음을 안타깝게 했다.
이 사건이 있었던 것이 벌써 3개월이 넘었다는 것도 이날에야 알았다.
내가 그 사이 아트나인을 3달이 넘도록 한번도 오지 않아 전혀 몰랐던 것이다.
이곳에서 포장마차를 운영하고 있었던 분들이 모두 힘을 합쳐 두 군데로 나눠서 합동으로 장사를 하고 계셨다.
안타까운 상황에서도 이렇게라도 힘을 추스리고 장사를 하고 계신 분들에게 나는 격려를 보내고 싶었다.
하늘풀님과 나는 포장마차로 들어가 튀김 약간과 멸치국수를 주문했다.
그런데...
튀김이 너무 먹음직스러워보여 상에 나오는 순간 깜빡 잊고 사진찍는 걸 잊고 말았다.
다행히 한조각 남았을 때, 생각이 난 나는 남은 김말이튀김 한조각을 사진찍었다.
한조각 남았을 때라도 기억이 나서 정말 다행이다.ㅋㅋ
이건 멸치국수다!
멸치국수는 3,000원밖에 안 한다.
이 멸치국수는 옛날에도 한번 맛본 적이 있다.
여전히 진한 멸치국물에 쑥갓까지 띄어서 나왔다.
변함없는 맛있는 맛이다.
아주 맛있게 익은 총각김치가 국수와 함께 곁들여서 나왔다.
포장마차를 둘러싼 휘장에는 사람들의 격려가 담긴 메시지들도 볼 수 있다.
나도 이분들께 격려의 말씀을 전하고 싶었지만, 부끄러워서 아무 말도 못하고, 그저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많이 파세요~"하고 큰 목소리로 인사를 했다.
아무리 봐도 동작구의 폭력적인 이수역 포장마차 철거는 너무 심한 것 같다.
좀더 고민했다면, 폭력적인 방법보다 더 좋은 아이디어를 생각해 낼 수도 있지 않았을까?
삶의 의지를 갖고 스스로 살려고 애쓰는 가난한 사람들을 조금이라도 도와주는 국가가 되었으면 좋겠다.
찌꺼는 항상 돈을 지불하고 식사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