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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멈춰 서서

화재로 사라진 소래포구 어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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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은 오늘 새벽 화재가 난 소래포구 어시장의 예전 풍경으로, 몇 년 전 소래포구를 놀러 갔다가 찍은 것이다.

이 시장이 화재로 인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과거, 싱싱한 해산물들로 가득찬 소래포구 어시장은 시장을 찾은 손님들로 활기넘치는 모습이었다.

생선은 물론, 조개와 소라, 전복 같은 다양한 해산물까지, 없는 것이 없다는 인상이었다. 

소래포구 어시장에서 유명한 건 뭐니뭐니해도 젓갈류이다.

어머니는 김장철만 되면, 소래포구에 가서 각종 젓갈을 사오시곤 하셨다.

소래포구에서 파는 젓갈이라야 믿고 맛있게 먹을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 모양이셨다.

나도 나이가 드니, 이렇게 쌓여 있는 젓갈을 보면 군침이 돈다.

맨 앞에 있는 이 멸치젓은 한봉지 사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육질이 살아 있는 이런 멸치젓은 쫑쫑 썰어 양념을 잘해, 다시마 쌈을 싸 먹으면 정말 맛있을 것이었다.

그러나 대중교통을 이용해 집으로 돌아와야 하는 나는 멸치젓을 살 엄두를 내지 못했다.

그러나 이 생선가게에서 파는 반건조시킨 가자미는 두 채반이나 사갖고 돌아왔다.

소금간을 해 꾸들꾸들하게 말린 가자미를 기름을 잘 둘러 구우면 정말 맛이 좋다.

다시 소래포구에 가면 또 이 가자미를 사올 거라고, 그때는 반건조된 갈치도 사와야겠다고 궁리가 많았었는데...

이 모든 것이 사라지고 말았다.ㅠㅠ


나는 그저 맛있는 생선을 못 사게 된 것이 안타까웠지만, 생활터전을 잃은 이곳 상인들은 얼마나 힘드실까?

게다가 국가에 제대로 등록도 안되어 있어서 보상을 받을 길도 막막하다는 소식은 마음을 더욱 아프게 했다.

이곳 상인들이 빨리 추스리고 일어설 수 있도록 소래포구 어시장이 하루속히 재건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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