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봄 산행을 위해 우리가 선택한 곳은 광덕산이었다.
우리는 광덕산을 가기 위해서는 천안의 '광덕사'에서 올라가 아산 쪽으로 내려오는 산행코스를 선택했다.
그러면, 바로 산자락에 붙어 있는 '광덕사'를 외면하고 산으로 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광덕산을 오르기 전, 광덕사를 둘러보고 가기로 했다.
광덕산을 가기 위해서도 바로 이 광덕산의 일주문을 지나야 한다.
시골마을 같은 '광덕사입구' 버스정류장에서 내려 모퉁이를 돌면, 단정한 느낌의 광덕사 일주문이 금방 나타난다.
일주문 옆에는 광덕사를 소개하는 안내문도 서 있다.
유명 관광명소는 아닌 것 같은데, 무척이나 정성을 들인 모습이다.
일주문에 붙어 있는 연꽃봉우리 나무조각이 아름답다.
광덕사가 키치스럽지 않게 문화재를 보존하고 있는 듯한 인상을 받은 건 일주문의 이 연꽃에서부터였다.
얼마전에 새로 만들어 보강했을 것 같은 일주문의 돌로 만든 기둥받침도 너무 튀지 않으면서도 장식적인 아름다움을 담았다.
세윌이 조금만 지나도 주변의 나무기둥들과 잘 어울려 만든지 얼마 안됐다는 것도 모르게 될 것 같다.
위 사진은 일주문을 지나, 몇 발짝 걸어오다 뒤돌아보았을 때 본 풍경이다.
또각또각 서있는 저 돌은 무엇이었을까?
한눈에 봐도 오래되어 보이는 돌들이 발길을 쫓고 있었다.
아름다운 풍경~
'극락교'라는 이 다리를 건너면 광덕사 경내가 나타난다.
이 다리 왼쪽이 광덕산 등산로이다.
산은 바로 이 길로 올라가야 한다.
극락교를 지나 광덕사 경내 안으로 들어가기 직전에 만나볼 수 있는 이 나무는 '호두나무'이다.
천안의 유명한 호두과자의 근원이 되는 나무가 바로 이 나무란다.
천연기념물로 분류되어 관리하고 있는 이 나무는 400살 정도 된 나무라고 한다.
나무기둥만 봐도 얼마나 나이가 많은지 한눈에 알겠다.
전설에 의하면, 약 700년 전 고려 충렬왕 16년(1290) 9월에 영밀공 유청신이 중국 원나라에 갔다가 임금의 수레를 모시고 돌아오는 길에 호두나무 어린 나무와 열매를 가져와 어린나무는 광덕사에 심고, 열매는 유청신 고향집 뜰 안에 심었다고 전해지나, 이 나무가 그때 심은 것인지는 정확하지 않다고 한다.
경내로 드러서면 가장 먼저 우리를 반기는 아이들!
내 생각에 이 귀여운 아이는 멧돼지를 닮았다.
만든지는 얼마 안되어 보인다.
광덕사의 대웅전 풍경이다.
작지만, 무척이나 위풍당당한 인상이다.
대웅전 앞에는 돌사자도 두 마리 놓여 있다.
조선시대 것이라는 데, 어찌나 마모되었는지 삼국시대에 만들었나? 생각될 정도이다.
'혹시, 동네 여인들이 아들을 낳겠다고 갈아 먹은 건 아닐까?' 혼자 생각했다.ㅋㅋ
대웅전 앞에는 삼층석탑도 있다.
삼층석탑은 한눈에 봐도 신라시대 석탑이 분명해 보여서, 안내문을 보았더니 통일신라 때 만든 석탑이 맞단다.
광덕사는 832년 신라 흥덕왕 7년에 창건되어 고려 1334년에 고쳐졌고, 조선시대에도 여러 차례 고쳐 지은 사찰이라고 한다.
알고 보니, 광덕사는 역사가 엄청 깊은 사찰이었다.
이런 종도 있다.
작은 절에 없는 게 없다는 느낌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광덕사에서 인상적인 건 역시 입구에 있는 호두나무이다.
이렇게 기념물적인 고목이 있는 절은 보지 못했다.
그리고 절 뒤뜰에는 역시 시에서 보호수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는 느티나무(525년)도 한 그루 있다.
광덕사는 나이 많은 나무들과 깊은 역사를 간직한 고즈넉하고 소박한 산사이다.
광덕사를 구경하고 산으로 향하길 정말 잘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