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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낯선 세상속으로/국내여행

옥성서원, 방치되고 있는 지방문화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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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성서원은 상주에 있는 서원이다.
상주시 외남면 신상리에 위치한 것으로, 1631년 김득배, 신잠, 김범, 이전, 이준의 학문과 덕행을 추모하기 위해 창건한 것이다.

선현배향과 지방교육을 맡아 오다가 흥선대원군이 단행한 서원철폐령으로 인해 1868년(고종5년)에 끝이 났다.
그뒤 서원은 다시 복원되지 못하고 오늘에 이르고 있지만, 선현을 모시는 제사는 계속 이어오고 있다고 한다.

나는 옥성서원에서 과거에 행해진 '서원철폐'의 역사적 사건을 직접 목도하게 되었다.
서원철폐와 관련한 역사는, 어린 시절 국사시간에 배운 기억이 난다.
문제제기 하지 않은 채, 그저 암기만 했던 서원철폐!
흥선대원군은 왜 서원들을 철폐했던 걸까?
명분으로 내세운 이유 외에 진짜 속뜻은 무엇이었을지, 서원철폐 현장에 오니 비로서 궁금하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면서 지방의 작은 서원 마루에 앉아 있었다.
건물은 여전히 사람의 손길로 잘 보존되고 있다는 인상이다.
그러나 뜰이며, 주변은 전혀 관리가 되지 않고 있었다.
마당에는 풀이 가득했다.
'역사적인 장소'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퇴락한 역사의 한 현장을 보고 있었다.
옥성서원은 규모가 작은 지방의 역사적 유산일테지만, 너무 방치되어 있다는 인상을 준다.
관광객이 올만한 곳이 아니더라도 이런 역사적인 장소는 조금더 관리하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그러고 보면, 충분히 문화재로 가치 있어보이는 것들이 방치되고 있는 현장을 지방을 여행하면서 많이 보았다.
방치되다가 결국 모두 훼손된 뒤, 그 가치가 새롭게 인식되어 졸속으로 복원하는 경우도 여럿 보았다.
꼭 후에 가치가 재평가 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역사의 현장을 잘 가꾸고 보존하는 건 우리 자신을 위해서도 좋아보인다.
문화유적들은 내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비춰 주는 거울과 같은 존재이기 때문이다.
옥성서원을 둘러보는 내내 안타까움에 마음이 좋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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