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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멈춰 서서

제옥스(Geox)부츠, 밑창교체 도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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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츠는 수년 전에 산 제옥스(Geox)부츠이다.

오래되긴 했지만, 별로 신지 않고 있던 신발이다.

따뜻해서 좋아하지만, 밑창에 구멍이 있어서 눈이 오는 날은 발이 젖고 너무 추운 겨울에는 길이가 짦아 종아리가 시려서 일년에 두 세번 신을까말까한 신발이었다. 

​그래도 디자인이 예뻐서 조금씩 신더라도 아끼면서 간직하고 있던 부츠였는데...

​지난 겨울, 신발 밑창이 이렇게 무참히 망가지고 말았다.

​다른 쪽도 거의 금이 가서 망가지기 직전!

더는 신을 수 없는 상태가 되고 말았다.

​그렇지만, 나는 여기서 포기하지 않고 밑창을 고치기로 했다.

밑창을 제외하고 다른 부분은 너무나 튼튼해서 아까운 생각이 들었다.

고치기만 한다면, 오래 더 신을 수 있다고 판단되었다.

가장 먼저, 나는 우리 동네 백화점에 있는 제옥스 매장에 전화를 했다.

상황을 설명하니, 전화를 받은 직원은 일언지하에 "고칠 수 없다!"고 대답을 했다.

그는 너무 신발이 오래되어 '부츠바닥이 부식되었다'는 평가를 내렸다.

그러면서 "그런 제품 수선을 의뢰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그것은 수선이 불가능하다"는 말을 덧붙였다.

나는 거기에 더는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끊었다.

하지만 신발을 오래 간진하고 있었다고 해서 신발바닥이 부식된다는 것은 아무래도 납득이 가는 말은 아니었다.

다시 나는 인터넷을 검색해서 구두수선으로 명성이 높아보이는 한 '블로거'에게 전화를 했다.

그 역시 내 이야기만 들어보고는 "할 수 없다" 대답했다.

나는 더는 믿을 데가 없었다.

마지막으로 동네에 있는 구두수선집을 찾아갔다.

구두수선을 오래 하셨을 것으로 판단되는 연세지긋한 아저씨께서 운영하는 수선집이었다.

내 부츠를 보고 아저씨는 "4만원을 주면 수선을 해주겠다"고 하셨다.

그렇지만, 4만원이나 주고 고치느니 돈을 좀더 보태서 사는 것이 낫지 않겠느냐는 말을 덧붙이셨다.

나도 4만원이라는 말에는 고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다.

그는 밑창의 품질이 나빠서 그렇게 되었다는 말도 덧붙이셨다.

내가 봐도 이건 신발밑창의 품질 탓으로 여겨졌다.

지금까지 신발을 얼마나 많이 신어봤는데, 별로 신지도 않은 신발이 오래 되었다고 해서 밑창이 이렇게 부식되는 경우는 이번 제옥스부츠가 처음이다.

나는 부츠수선을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동네 재활용품 버리는 곳에 이 부츠를 미련없이 버렸다.

고칠 기회를 보기 위해 가지고 있다가는 더 화가 날 것 같기 때문이다.

앞으로 신발을 살 때는 밑창을 꼭 잘 확인하면서 사야겠다.

더욱이 부츠같이 가격이 비싼 것은 더 구입할 때 조심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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