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택의 '사람들은 왜 모를까?'

문득, 멈춰 서서

김용택 시인의 시집 '그 여자네 집'에서 가장 마음에 든 시!
내 슬픔을, 고독을 위로해 주는 듯하다.
나도 꽃을 피울 수 있을 것 같다.

사람들은 왜 모를까
이별은 손끝에 있고
서러움은 먼데서 온다
강 언덕 풀잎들이 돋아나며
아침 햇살에 핏줄이 일어선다
마른 풀잎들은 더 깊이 숨을 쉬고
아침 산그늘 속에
산벚꽃은 피어서 희다
누가 알랴 사람마다
누구도 닿지 않는 고독이 있다는 것을
돌아앉은 산들은 외롭고
마주보는 산은 흰 이마가 서럽다
아픈 데서 피지 않는 꽃이 어디 있으랴
슬픔은 손끝에 닿지만
고통은 천천히 꽃처럼 피어난다
저문 산 아래
쓸쓸히 서 있는 사람아
뒤로 오는 여인이 더 다정하듯이 
그리운 것들은 다 산 뒤에 있다
사람들은 왜 모를까 봄이 되면 
손에 닿지 않는 것이 꽃이 된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