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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낯선 세상속으로/해외여행

프랑스의 아르두와즈(ardoise) 돌편지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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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서북부지방은 아르두와즈(ardoise)라고 불리는 청회색 돌편으로 지붕을 엮는다.

관광지로 유명한 몽생미셀에 있는 건물들의 지붕이 아르두와즈이고, 루아르 강변의 웅장한 고성들이 모두 아르두와즈 돌편으로 지붕을 엮었다.

돌편으로 어떻게 지붕을 엮는지 궁금했는데, 비트레(Vitré)라는 도시를 방문했다가 그 원리를 알게 되었다.

위 사진은 비트레에 있는 한 중세건축물 지붕을 찍은 것이다.

지붕 한 귀퉁이가 망가져, 아르두와즈 돌편들이 떨어졌다. 

이 지붕은 못질을 했다. 



이건 '레지프'(Les Iffs)라는 작은 도시의 '생꾸엥 성당' 부속건물의 지붕 모습이다.

이 아르두와즈 지붕은 진짜로 오래된 것이다.

이렇게 가까이서, 그것도 오래된 아르두와즈 돌편 지붕을 볼 수 있었던 건 행운이다.

야트막한 높이 덕분에 가까이서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오래된 지붕이라는 걸 증명하듯 지붕 위에는 이끼들이 두텁게 자라 있었다. 

이 지붕은 앞의 것처럼 돌편에 구멍을 뚫어 못을 친 것이 분명하다.

이런 방식 말고 클립을 이용하는 경우도 있다. 


이 사진도 비트레에서 찍은 것이다.

도시마다 클립으로 고정된 아르두와즈 지붕을 발견하는 것은 전혀 어렵지 않다.

지방의 특색을 살려, 오늘날도 여전히 대부분의 집들은 지붕을 아르두아즈로 엮고 있다.

이 지역에는 얼마나 아르두와즈 지붕이 흔한지 이런 허접한 창고 같은 건물조차 아르두와즈 돌편으로 지붕을 엮을 때가 많다.

이 사진은 우리 동네 한 개인주택 마당에 세워진 간이 창고 모습이다.

낮은 담장인데다 담에 바짝 붙여 지은 덕에 나는 골목을 지나다가 이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무엇보다 지붕 안쪽을 자세하게 관찰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이 창고 덕분에 클립을 이용해 어떻게 돌편을 엮는지도 알 수 있게 되었다. 

안쪽에서 보니, 클립으로 꽂을 때는 돌편이 좀더 넓게 잘라 안쪽에 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클립으로 고정한 아르두와즈 지붕의 건물들은 하나같이 말끔하게 새로 지은 것이 많아서 나는 클립으로 지붕엮기는 최근의 방식인 줄 알았다.

그런데 이것이 최근의 일만은 아닌 듯 했다.

바로 길에서 뒹글고 있던 클립을 발견한 것이다.

발견할 당시, 이 클립은 엄청 녹이 슬어 있었다.

그걸 주워와 철수세미로 녹을 썩썩 닦아냈다.

마무리를 손질한 모습이 제법 운치 있다. 역사가 되어 보이는 클립이다.

요즘 흔하게 보는 알루미늄 클립이 아니라 직접 철을 두드려 만든 것이다.



그러다가 아파트 정원에 떨어져 있는 아르두와즈 돌편기와까지 발견!

망가지고 조각나서 버린 모양이다.

나는 망설이지 않고 주워왔다.

그리고 이렇게 잔받침을 만들었다.



나는 이것들을 모두 프랑스에서 잘 쓰다가 귀국할 때도 들고 왔다.

지금도 클립은 가방 걸이로, 아르두와즈 돌편기와 조각은 여전히 컵받침으로 잘 쓰고 있다.

아르두와즈 돌편과 관련해서는 확실한 추억이 될만한 기념품을 장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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