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동네 '시립도서관' 이야기

여행, 낯선 세상속으로/해외여행

내가 몇년 전 살았던 렌의 끌로네 마을에는 시립도서관이 있다.

이곳에는 성인을 위한 대중적인 서적들과 다양한 잡지, CD는 물론, DVD까지 고루 갖추고 있고, 그것들은 모두 대출 가능하다.

그래서 프랑스에서는 돈이 없어도, 음악과 영화를 즐길 수 있다.

마음만 먹는다면, 도서관의 자료들을 이용해 충분히 문화생활을 할 수 있다. 

 


한편에는 동화책과 만화책들이 어린이들이 읽기 좋게 갖추어져 있다.

쇼파와 의자들이 있고, 또 바닥에 뒹글거리며 읽을 수 있게도 해 놓았다.

물론, 이것들도 모두 대출 가능하다.

한국이나 프랑스나 아이들은 만화책을 정말 좋아한다.

아이들은 왁자하니 달려와 삼삼오오 이곳에서 만화책을 읽다가 간다.



나는 오후에는 종종 그곳에 갔었다.

거기서 아이들을 위한 동화책이나 여행책, 요리책, 만들기책 등을 뒤적이는 건 정말 즐거웠다.

또 어떨 때는  빛이 잘 드는 창 옆, 책상에 앉아 글을 쓰기도 했다.

그 책상에서 고개를 들면, 정면은 만화책 칸이다.

 나는 그 앞 책상에서 이런 아이들이 세 명일 때는 사진을 찍곤 했다.

너무 귀엽다.



프랑스의 동네 시립도서관은 청소년의 장소이기도 하다. 

내가 특히 부러웠던 건 도서관이 지역 아동, 청소년들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다. 

도서열람실과 몇 개의 그룹 활동실로 이루어진 2층과 달리, 1층은 넓은 홀 하나로 되어 있다. 

이 홀에는 오후마다 청소년들로 넘친다. 

그들은 홀 중앙에 있는 탁구대에서 탁구를 치기도 하고, 주변에 놓인 쇼파에 둘러앉아, 삼삼오오 짝지어 왁자하니 떠들기도 한다. 

그러나 그런 아이들을 제재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또 수요일 오후에는 청소년들이 좋아할 만한 음악회가 열리기도 한다. 

이 음악회가 열리는 날은 위층까지 전자 악기들과 드럼 소리로 엄청 시끄럽지만, 자칫 음침한 곳으로 숨을 수도 있는 청소년들의 숨을 트이게 해준다고 생각하면, 늘 참을 만하다. 



한편, 2층에 위치한 작은 그룹 방에서는 매일 초등학교 어린이들을 위한 문화교실이 마련되어 있다. 

여기서 아이들은 미술과 음악, 무용 같은 취미활동들을 한다. 

보통 도서관은 오후에 문을 열지만, 학교 수업이 없는 수요일이나 토요일은 오전에도 문을 열어, 직장인 부모를 둔 아이들을 돌봐준다.   



이 도서관에서는 어린이들을 위한 특별한 전시나 행사가 펼쳐지기도 한다. 

유명 그림동화 작가의 원화 전시회나 시 낭송회가 열린 적이 있었는데, 그럴 때면 교사가 학생들을 데리고 온다. 

얼마 전 한 그림동화작가의 원화 전시회가 열렸을 때도 이곳에서 수업이 펼쳐지는 풍경을 목격할 수 있었다.

교사는 아이들에게 작가를 소개하고 그의 동화책을 한 권 읽어주고, 동화의 내용과 관련해 질문하면서 수업을 진행했다.

물론, 이런 특별한 행사가 아니더라도 교사들은 학생들을 데리고 이곳에 종종 온다.

여기서 동화책을 함께 읽고 그 책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정말 많이 봤다. 


프랑스에는 이런 공간들이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에 마을마다 존재한다.

나는 이 도서관을 이용하면서 지역주민의 교양을 높여주는 문화공간이기도 하고 아이들의 학습공간으로, 또 청소년들에게는 휴식공간이 되어 주고 있는 프랑스의 동네 시립도서관이 무척 부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