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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꺼의 부엌

채수 만들기, 야채 껍질과 뿌리 이용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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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국이나 찌개는 물론, 국물이 필요한 요리에 채수를 사용한다.

채수는 주로 그때그때 요리를 하면서 나오는 야채의 못먹는 부분을 이용하는데, 음식물 쓰레기로 버려질 것들을 알뜰하게 쓸 수 있고 

무엇보다 버려지는 부분에 영양이 많다고 하니, 일거양득이 아닐 수 없다.


멸치는 요리에 거의 사용하지 않는데, 멸치가 없어도 국물이 충분히 맛나다.

그러다가도 꼭 멸치가 들어가야겠다 싶을 땐 조리를 할 때, 멸치를 넣는다.


채수는 아주 조금이라도 물을 둘러야 하는 요리에 물 대신 넣고, 라면을 끓일 때조차 채수에 끓인다.

그러니, 냉장고에서 채수를 떨어뜨리는 일은 거의 없다.


재료는 그때그때 모인 야채들을 이용하는데, 사진들은 지난번에 끓인 채수의 재료이다.

가장 먼저 아욱줄기! 

아욱을 다듬을 때, 생기는 거친 줄기는 국물맛을 내는 데 아주 좋다.

또 생표고의 딱딱한 기둥도 절대로 버릴 수 없다.

마침, 생표고가 있어서 줄기들을 모아 국물을 끓였고, 평소에는 마른 표고버섯을 이용한다. 

표고버섯은 한번에 2~3개 가량 넣는다.

  

파를 다듬을 때, 파뿌리는 절대로 버리는 법이 없다.

국물맛을 맛나게 하는 데 으뜸은 파뿌리인 것 같다.


무 요리를 할 때, 다듬고 나서 생기는 꽁지와 껍질은 채수를 끓일 때 사용한다. 

무껍질 또한 국물맛을 좌우하는 아주 중요한 재료이다.


그리고 양파껍질과 뿌리!

가장 겉에 붙은 껍질은 버리지만, 이 정도의 껍질들은 모두 국물을 끓일 때 쓴다.

'양파껍질은 즙을 내 약으로도 쓰는데, 채수로도 좋지 않을까' 생각해서 과감하게 시도해 보았는데, 참 잘한 판단이다.


이건 말리기 전 우엉껍질의 모습이다.

우엉껍질을 이만큼 다 넣으면 국물맛이 엄청 괴로운 맛이 된다.ㅠㅠ

우엉껍질은 한옹큼 정도가 적당하다.

나는 우엉요리를 하면서 생긴 껍질은 채반에 널어 말린다. 

바싹 마른 우엉껍질은 냉동실에 넣고 채수를 끓일 때 조금씩 사용한다.



우엉껍질을 3~4일 말려서 냉동실에 넣어놓고 접시에 덜어놓은 만큼 쓰면, 국물맛이 정말 맛있도록 도와준다.  



이건 말린 당근껍질이다.

우엉껍질과 더불어 당근껍질도 많이 넣으면 국물이 맛이 없다.

옛날에 당근 하나에서 나온 껍질을 한번에 다 넣었다가 엄청 들쩍지근한 채수가 생산된 적이 있다.

그래서 그 뒤부터는 이렇게 말려놨다가 조금씩 쓰고 있다.

당근껍질도 우엉껍질처럼 채반에 잘 말려서 냉동실에 보관한다.

역시 접시에 담긴 양만큼 한번 채수를 끓일 때마다 쓴다.

당근껍질도 안 넣는 것보다는 넣은 것이 국물이 맛나다.


채수 재료는 국물맛을 좋게 하겠다고 생각되는 것이라면, 어떤 야채든 괜찮다.

여름에는 특별히 옥수수 수염을 곁들이기도 하고 가을에는 늙은 호박씨를 꼭 챙긴다.

또 황태가 생기면, 황태머리를 넣은 육수를 끓이기도 한다.

물론, 채수를 끓이기 위한 야채는 모두 유기농으로 재배한 농산물이어야 한다.

여기에 실리지 않은 걸로는 양배추나 배추의 거친 잎과 발라낸 속, 브로콜리의 거친 줄기도 내가 잘 이용하는 재료이들이다.


이런 야채들과 함께 손바닥만한 건다시마와 말린 표고버섯 2~3개를 넣는 것도 잊지 않는다.

끓기 시작하면, 중불로 낮춰 약 20분 정도 더 끓이고 나서 불을 끄고 식을 때까지 상온에 방치한다.

식힌 뒤, 병에 국물만 딸아서 냉장고에 넣고 요리할 때마다 쓴다.

물론, 다시마는 버지리 않고 꺼내서 쌈을 싸 먹고, 표고버섯도 된장국이나 조림에 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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