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사 가는 길(공주 산성동 버스터미널-갑사)

여행, 낯선 세상속으로/국내여행

​공주에 있는 '갑사'를 가기 위해서는 공주 산성동 버스터미널에서 320번이나 322번 버스를 타면 된다.

322번은 갑사를 거쳐 신원사까지 가는 버스로 12시넘어 하루에 딱 두 대밖에 없으니, 320번이 갑사를 가는 버스로는 편리하다.

시간은 오전 6시 40분부터 21시 30분까지 그 사이에 1시간에 한 대 가량 이용할 수 있다.

​이 차가 우리가 타고온 320번 버스다.

320번 버스는 갑사가 종점인 만큼, 내릴 곳을 신경쓰지 않고 여유롭게 경치를 즐기면서 왔다.

버스 정류장에서 ​갑사로 향하는 길에는 황매화가 군락을 형성하며 자라고 있다. 

아직 꽃이 피지 않아 그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없었지만, 황매화가 피는 철이라면 참으로 장관이겠다. 

그 반대쪽엔 방문객들에게 간식거리를 파는 분들이 이른 아침인데 벌써 나와계셨다.

특히, 공주에 특산물이라는 밤을 구워서 파는 분들이 많았다. 

상인들 행렬을 지나자, 말채나무가 아름드리로 자라고 있는 길에 들어섰다.

길 양 옆에서 줄을 맞추지 않고 자유롭게 자라는 말채나무들이 운치있는 모습이다.

저 멀리 보이는 곳이 갑사인가보다.

갑사의 사천왕문이다.​

갑사의 사천왕​상들은 전혀 무섭지 않고 귀여워, 나는 평소에는 잘 찍지 않는 사천왕상들을 사진에 담았다. 

게다가 하나씩 독사진까지 찍었다.​

​과장되어 있는 표정이 웃음이 나올 정도로 모두 귀엽고 재밌게 생겼다.

사천왕문을 지나서도 한동안 말채나무길은 계속 되었다.

한켠에 줄지어 달려 있는 연등 때문에 부처님오신날이 다가오고 있음을 ​알았다.

드디어 갑사 경내에 도착했다.

갑사는 420년 백제 구이신왕 때  아도화상에 의해 창건되었고, 위덕왕 3년(556년) 혜명대사에 의해 크게 확장되었다.

그 후 신라 현안왕 3년(856년) 의상대사가 중수하여 화엄종 10대 사찰의 하나로 번영하였다고 한다.

그후, 선조 30년(1597년) 정유재란 때 침입한 왜군들에 의해 소실되었다가 선조 37년(1597년) 대웅전 중건을 시작으로 다시 재건되기 시작해 효종 5년(1654년)에 중축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대웅전 앞 너른 뜰에는 연등을 달 구조물을 세우느라고 바빴다. 

갑사는 구석구석 풍경이 너무 아름다운 절이다. 

​대웅전은 겨울에 추위를 막기 위해 쳐놓은 비닐을 아직 때어내지 않았다.

이 대웅전은 정유재란 때 불타 없어진 것을 새로 지은 것으로, 원래는 대적전 근처에 있었다고 한다.

​갑사 대웅전 안에는 석가여래를 중심으로 약사여래와 아미타여래의 삼세불이 모셔져 있으며, 이것은 유형 문화재(제165호)로 관리되고 있다.

그 뒤에는 삼세불을 그림으로 표현한 영산회상도, 약사회상도, 아미타회상도가 걸려 있는데, 이것들은 '석가여래 삼세불도'라는 이름으로 보물(제 1651호)로 보호되고 있다. 

​그러고 보면, 갑사에는 국가적인 문화재가 정말 많다.

경내 한켠에는 단청이 둘러지지 않은 소박한 건물에 묵직한 자물쇠가 채워져 있는 것이 의아해, 앞에 붙어 있는 안내판을 보니...

​이 안에 '월인석보' 목판이 보관되어 있단다.

월인석보목판은 '월인석보'를 새겨 책으로 찍어내던 판각으로, 우리나라에 남아있는 것 중 유일한 판목이라고 한다.

'월인석보'는 '월인천강지곡'과 '석보상절'을 합하여 이르는 말로, 세조 5년(1459년)에 편찬한 불교 대장경이다.

국어시간에 배웠던 유명한 '월인천강지곡'과 '석보상절' 목판이 바로 이곳에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이 목판은 계수나무에 돋을새김으로 새긴 우리나라 최초의 한글불교대장경이며, 15세기 당시의 글자와 말을 그대로 담고 있어서 국어변천을 알 수 있는 귀중한 자료로 인정받고 있다.

갑사의 지붕들이 아름답다.

화단 가장자리에 얹어 놓은 숫기와들조차 운치있는 모습이다.

갑사는 단정하고 고즈넉한 분위기의 멋진 절이다.

유서깊은 절들은 화려한 단청과 금칠로 치장하는 것이 보통인데, 갑사는 그렇지 않아서 좋았다.

이번 갑사 방문은 계룡산 산행 길에 잠깐 들른 것이라 갑사의 매력을 충분히 느낄 새가 없었다. 

언젠가 다시 갑사를 보러 오고싶다.

그때는 한참동안 갑사 경내에 앉아 있기도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