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재밌게 생긴 타일은 종로 우정총국 앞마당에 장식되어 있는 것으로, 우리나라의 중요한 역사적 사건을 소재로 만든 우표들이다.
우정총국은 우리나라 최초의 우체국을 말한다.
갑신정변이 일어났던 '우정국 개원기념식'은 바로 이 우정총국에서 일어난 사건이었다.
우정총국에서 가장 내 마음에 든 것은 이 우표 타일들이다.
촌스러운 디자인의 옛날 기념우표들을 보니, 아날로그한 감수성이 느껴져 친근감이 더 갔다.
'대한제국우표'라고 쓰여 있는 이 우표는 우정국 창립 초창기 우표가 분명해 보인다.
우표에 그려진 배꽃으로보아 조선의 이씨 왕조를 상징하는 우표같다.
예쁘다!
이건 우리나라의 원자력발전소 첫 가동을 축하하는 우표다.
1962년에 원자력 발전이 시작되었다는 사실은 여기서 이 우표를 보고 알았다.
아폴로11호 우주선의 달착륙을 축하하는 기념우표!
우리나라 사건을 넘어, 세계적인 기념일까지 우표에 담았다.
미터법이 통일된 것도 무척이나 중요한 역사적 사건인가 보다.
그러고 보면, 옛날 역사 시간에 '도량형 통일'과 같은 소재는 매우 중요하게 다뤘던 기억이 난다.
우체국 집배원의 날을 기념하는 우표!
옛날 우체부 아저씨들은 꼭 저렇게 생긴 가방에 편지들을 담아 다녔다.
나는 어린 시절의 저 가방을 든 우체부 아저씨들을 기억하고 있다.
"아저씨, 아저씨, 우체부 아저씨! 큰가방 메고서 어디 가나요?"
라고 시작하는 어린시절의 노래에 등장하는 큰가방이 바로 저 가방이다.
편지로 중요한 소식을 전하던 시절이니, 정말 너무 옛날이다.
그런 시절을 거쳐, 집전화에서 개인휴대전화, 스마트폰까지! 급변하는 세상을 살았다.
위 우표들 중 대한제국 우표를 제외하면, 모두 1960년대 우표들이다.
정말 옛날 우표다.
내가 어렸을 때, 그러니까 1970년대는 우표수집이 유행하기도 했다.
나는 그 대열에 동참하지 않았지만, 나보다 두 살 많은 당시 초등학생 언니만 해도 기념우표를 사기 위해 새벽같이 어디까지 가서 줄을 서서 우표를 사오기도 하는 등, 우표수집에 열의를 보였었다.
언니는 제법 많은 우표들을 모았는데, 그것들을 간직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나는 1960년대 우표보다 더 오래된 이런 우표가 더 마음에 든다.
'한돈', '10 Poon(푼)'이라고 쓰여있는데, 이건 대체 얼마나 오래된 것일까?
그러나 이 우표 타일 장식은 관리가 잘 되어 있지 않은 것이 안타깝다.
우표를 감싸고 있는 타일들이 너무 많이 깨지고 떨어지고... 온전한 것이 몇 개 되지 않았다.
좀더 신경을 썼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 건물이 바로 우정총국이다.
마당 오른쪽을 보면 우표타일들이 보일 것이다.
우표들을 사진찍으면서 우정총국 중수 기념비도 함께 찍었다.
우정총국은 우리나라 우체국의 역사를 알 수 있는 귀중한 문화재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