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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 꽃, 나무 이야기

‘돼지풀’을 보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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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 날씨가 좋아 안양천을 따라 산책을 했다.
대낮에 하천변을 걸은 것은 정말 오랜만이다.
가을로 접어들자, 강가에는 여름에 보지 못했던 새로운 꽃들이 한창이다.
어느새 코스모스도 피었고, 갯버들이 드리운 그늘 밑에는 익모초도 보랏빛 예쁜 꽃을 피웠다.
익모초꽃이 너무 예뻐서 걸음을 멈추었는데, 그 곁에서 평소에 보지 못한 풀을 발견했다.
특별하면서도 예뻐보이는 풀이다.
나는 긴 꽃송이를 맨단 이 낯선 풀이 궁금해, 스마트폰의 꽃 검색 어플을 이용해 알아보았다.
바로 ‘돼지풀’이란다!

돼지풀일 확률이 98%라면, 이건 돼지풀이 분명하다.

돼지풀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고는 사진을 좀더 더 찍었다.
돼지풀을 이렇게 직접 보기는 처음이다.
생각한 것보다 꽃이 예쁘다.

돼지풀은 환경유해식물로 분류된 ‘나쁜’ 식물이다.

돼지풀의 꽃가루가 알레르기비염을 일으키는 주범으로 판명되었기 때문이다.

한강과 안양천변에 돼지풀이 많다는 이야기를 어느 책에서 본 적이 있었는데, 실제 확인을 하게 된 것이다.

그러고보니, 꽃송이 끝에 고운 노란 꽃가루가 보인다.
보기만 해도 코가 간지러워지는 느낌이다.
사실, 세상에 나쁜 풀이 있을까?
꽃가루들이 땅과 잘 섞이도록 길을 포장하지 않았다면, 돼지풀이 이처럼 사람들로부터 천덕꾸러기로 취급받지 않았을 것이다.
인간의 편의대로 자연을 변형시켜 놓고, 그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의 책임을 식물에게 전가시키는 인간위주의 계산법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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