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쓰는 테이블 서랍 재활용

문득, 멈춰 서서

​이 자개와 대리석으로 멋을 낸 옷칠한 서랍은 부모님께서 오랫동안 써오신 테이블의 서랍이다.

부모님댁 거실에서 수십년 사용해 온 테이블이 남동생네 집과 살림을 합치면서 버려졌다.

부모님이 가지고 계신 가구들 중 내가 유일하게 탐을 냈던 가구였다.

두꺼운 유리로 덮혀 있는 상판은 자개와 색색깔의 대리석으로 서랍보다 더 화려한 조각이 되어 있었다.

그러나 우리집에는 너무 큰 테이블을 갖고 싶다고 한번도 말씀을 드리지 않았고, 가져갈 엄두도 내지 못했다.

나는 이 테이블이 가구 쓰레기로 버려졌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  

그러다가 며칠 전 어머니의 이사를 도운 막내 동생이 차 트렁크에서 테이블 서랍을 꺼내 내게 보여주면서 말했다.​

"너무 아까워서 서랍만 챙겼어!"

이 테이블에는 네 개의 서랍이 있었다.

두 개씩 나눠 쓰자며, 동생은 달라기도 전에 내게 먼저 서랍을 내밀었다.

물론, 나는 너무 좋아하며 이 서랍들을 받아왔다. 

​천에 물을 살짝 묻혀 먼지를 털어내니 더 뽀얗고 예쁘다.

동생이 아니었다면, 기억속에서조차 사라질 물건이었다.

​나는 서랍 하나는 핸드퀼트 실을 담아 침실 한켠에 놓았다.

침대에 기대 앉아 핸드로 퀼팅하는 것을 즐기는 나로서는 늘 통이 작아 실들을 어수선하게 늘어놓고 있던 차였다. 

다른 또 하나에는 재봉실을 담아 재봉틀 옆에 놓았다.

그러고는 재봉틀 도구들도 서랍의 빈 곁에  담았다.

정리가 훨씬 잘 되었다.

무엇보다 사라져버릴 수밖에 없는 부모님 추억의 물건이 작은 조각이나마 남은 것이 기뻤다.

테이블에서 서랍을 빼드는 동생의 마음이 그대로 전해졌다.

동생도 나와 똑같은 마음이었을 것이다.

무엇보다 동생에게 너무 고맙다.

동생이 아니었으면, 이렇게 귀한 행복감을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