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귤청 만들기

찌꺼의 부엌

 

청귤청을 만들게 된 것은 순전히 실수에서 비롯된 일이다.

긴 장마 후, 한살림에는 눈에띄게 야채와 과일이 줄었다.

이런 와중에 청귤이 판매되고 있었는데, 나는 청귤을 그저 조금 덜 익은 귤쯤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부족한 과일을 보충할 요량으로 주문을 한 것인데...

우웽?

이렇게 놀랄 만한 파란 귤이 배달되었다.

먹을 방법을 급하게 검색해 보았더니, 청을 만들어서 음료로 마시는 방법만 나와 있는 것이 아닌가?

보기만 해도 그대로 먹기에는 부담스러운 모습이다.

게다가 모험심을 발휘해, 맘대로 먹기에 도전할 용기가 나지 않는다.

그러나 너무 놀란 나머지, 청귤청을 당장 만들고 싶지도 않았다.

나는 일주일 동안 냉장고 야채박스에 이 귤을 방치해 놓았다.  

마음의 진정이 필요했다.ㅋㅋ

그러나 더는 미룰 수가 없다.

더 방치했다가는 이나마도 먹지 못하고 버려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것이다.

청귤을 꺼내 물에 잘 씻어서는...

시든 꼭지들을 칼로 깨끗하게 도려냈다.

과도로 청귤꼭지를 자르는데, 향긋한 향기가 확 퍼진다.

살짝 난 냄새만으로도 향기로워 행복한 마음이 들었다.

어쩜, 걱정했던 것과 달리 청귤은 너무 맛있을지 모르겠다. 

청귤을 최대한 얇게 저몄다.

그러고는 사이사이에 설탕을 넣어가면서 빈 병에 차곡차곡 담았다.

써는 과정에서 생긴 과즙을 맛보았는데, 너무 상큼하고 시원한 맛이다.

레몬보다 덜 시고 더 향기롭다.

셀러드 만들 때, 레몬 대신 써야겠다고 남겨 놓은 3개를 제외하고, 모두 썰어서 설탕에 재웠다.

이렇게 담으니, 꼭 한 병이 되었다.

맨 위에 설탕을 좀더 채워서 바로 냉장고에 넣었다.

이렇게 일주일 쯤 냉장고에 넣어 숙성시키며, 맛난 음료를 마실 수 있을 것이다.

나는 그저 레몬이나 모과청을 만들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청귤청을 만들었다.

과연, 청귤차는 어떤 맛일까?

지금은 청귤청이 익기를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