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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 꽃, 나무 이야기

고욤나무, 고욤나무 열매의 성장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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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나무는 우리 동네 하천가에 야생으로 자라고 있는 고욤나무이다.

나는 이 사진을 지난 봄에 찍었다.

코로나19로 다른 데는 가지도 못하고 하천가 산책만 다녀야 했던 지난 봄, 수년간 오고갔던 길이었건만 고욤나무가 살고 있는 줄 그제야 알았다.

고욤나무의 잎은 감나무와 비슷하지만, 감나무잎보다 쪼삣한 것이 특징이다.

고욤나무꽃이 시든 자리에 초롱초롱 열매들이 맺혔다.

봄에 막 생기기 시작한 고욤나무 열매는 감과 무척 비슷하다.

그래서 나도 이 나무가 고욤나무인 줄 금방 알아보았다. 

그렇게 초롱초롱 매달려 있던 고용나무 열매들이 조금 더 틀을 갖췄다.

이 사진은 그 뒤 얼마 뒤에 찍은 것이다.

그러고는 또 다시 한참 뒤, 고욤나무 열매 모습!

아마도 여름 어느 시기에 찍은 것 같다.

고욤나무의 열매들이 익어가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산책을 다니는 것이 즐거웠다.

감나무가 진정한 감나무로 태어나기 위해서는 고욤나무와 접을 붙여야 한다는데, 어떻게 하는 건지 궁금하다.

그러다가 가을로 접어드니, 고욤나무의 열매들이 노랗게 익어가고 있었다.

그렇게 비가 많이 내렸는데도 열매를 많이 달았다.

나는 줌을 당겨서 좀더 가까이에서 사진을 찍었다.

열매들이 붉은색 섞인 노란색이다.

고욤나무 열매는 옛날부터 소갈과 번열증의 약재로, 잎은 지혈제로 쓰였다고 한다.

감처럼 익기 전 열매는 천연염료로 쓴다고 한다.

또 열매는 익으면 단맛이 나고 먹을 수 있단다.

익으면, 하나 따서 맛을 봐야겠다 생각했다.ㅋㅋ 

그러고 나서 다시 여러 날이 지난 뒤 가보니, 사진으로는 큰 변화가 없어 보이지만 좀더 익었다.

맑고 투명해진 껍질! 구분이 가죠?

하지만, 이날도 나는 고욤나무 열매 맛을 보지 못했다.

조금 더 익어야 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이것을 찍은 날도 벌써 여러 날 전의 일이다.

이제, 고욤나무 열매는 충분히 익지 않았을까?

하천가를 나가봐야겠다.

고욤나무에 꽃이 피고 열매가 맺히고 그 열매가 노랗게 익어가는 동안 코로나19는 물러날 줄 모른 채 우리 곁에 있었다.

나는 그 덕분에 고욤나무를 발견하고 그의 성장과정을 지켜봤으니, 그것으로 위안을 삼아야겠다.

이 기록은 코로나19와 함께 한 나의 2020년의 기록이기도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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