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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꽃은 우리 동네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민들레이다.
정확하게 로제타형을 띠고 있는 톱니가 긴 잎을 가지 초록잎이 예쁘다.
게다가 소담스럽게 꽃잎이 많은 이 꽃은 민들레 중에서도 서양민들레이다.
볕이 좋은 데서는 더 색깔도 짙고 야무지게 생긴 민들레 꽃들이 봄을 장식하고 있었다.
나는 그 꽃들을 구경하면서 산책을 다녔다.
그런데 어느새 민들레꽃은 잎을 떨구고 하얀 홀씨들을 하나하나 달아갔다.
그러더니, 요즘은 어디나 민들레 홀씨로 가득하다.
민들레 홀씨는 마치 우주에서 한 별을 보는 기분이다.
이 꽃은 홀씨들마저 바람에 달리고 한송이만 남았다.
이마저도 언제 흔적없이 사라질지 모를 일이다.
나는 홀씨가 날아가지 않은 동그란 덩어리를 보면, 그 옆을 소리내어 지나가기도 겁이 난다.
내 인기척에 이들마저 날아갈 것 같아서 숨조차 세게 쉬지 못하겠다.
그래서 더욱 숙연하게 민들레 홀씨를 바라보게 된다.
작은 우주를, 생명의 결정체를 민들레 홀씨를 볼때마다 떠올렸다.
며칠 새 비가 내려, 이들도 모두 떨어졌으리라.
비가 내리기 전에 동그랗게 달린 민들레 홀씨들을 사진에 담을 수 있었던 건 행운이다.
올봄, 몇 안되는 행운들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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