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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 박하, 집에서 키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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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하천가를 산책하는데, 눈에 들어오는 풀이 있다.

혹시, '박하'가 아닐까? 생각이 든다.

나는 손가락으로 잎을 비벼서 마스크까지 벗고 냄새를 맡아봤다.

박하가 맞다.

야생 박하는 달콤한 향이 거의 안나고, 코를 뚫어주는 시원한 향이 지배적이다.

원예용으로 파는 민트와 비교해서 잎이 까슬까슬하고 얇은 것도 특징이다.  

그러고는 주위를 둘러보니, '야생 박하가 제법 많다' 생각했는데...

우와!

엄청 많다~

이곳은 야생 박하가 군락을 이루며, 자라고 있다.

키도 엄청 크다.

손바닥으로 박하 잎을 훔치니, 시원한 박하 향이 금방 가득해졌다.

나는 집에서 야생 박하를 키워 볼 요량으로 군락 안으로 손을 뻗어 작은 박하싹들을 뽑아보았다.

물가여서 그런지, 아니면 비가 온 뒤여서인지, 싹들이 힘들이지 않아도 쏙쏙 뽑아졌다.

나는 다섯 뿌리를 뽑았다.

그것을 덜렁덜렁 들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조금 더 지나니, 그곳에도 박하들이 한무더기 군락을 이루며 있었다.

앞에서 본 것보다 더 넓은 무리다.

눈여겨 보지 않아서 박하가 이렇게 많이 자라고 있었는지 몰랐던 모양이다.

나는 집으로 돌아와, 큰 빈 화분에 야생 박하를 심었다.

그러고는 내 침실 창 밑에 이 화분을 놓았는데, 그것은 박하들이 크게 자라서 모기 같은 벌레를 쫓아 주지 않을까? 생각해서였다.

모기가 많은 텃밭을 들어갈 때는 텃밭 입구에서 자라고 있는 패퍼민트 줄기를 길게 꺾어서 휘저으면서 밭에 들어간다는 한 지인의 경험을 들었기 때문에, 나도 혹시 창가에 놔두면 모기를 쫓아주지 않을까? 유추를 해 보았다.

결과는 아직 모른다.

야생박하는 화분에 적응력도 엄청 뛰어났다.

산책에서 돌아와 늦은 밤에 그저 손가락만큼 흙에 구멍을 내어 심고는 물을 주었을 뿐인데, 다음날 아침에는 꽂꽂하게 줄기를 세웠다.

그러고는 며칠 안 되어 키가 제일 큰 놈은 곁가지를 뻗기 시작했다.

물도 많이 주면 많이 주는 대로, 조금 주면 조금 주는 대로 전혀 까다롭지 않게 잘 자라고 있다.

나는 이 큰 화분에 야생박하가 번져서 수북해지는 상상을 한다.

수북하게 큰 키로 자란 창가의 박하들이 바람에 시원한 향기를 전해주는 상상을 하는 건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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