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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생활을 정리하는 한 방법, "가져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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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간 프랑스 의 생활을 정리하고 귀국하기 위해, 하늘풀님과 나는 우리가 생활할 때 썼던 물건들은

엠마우스에 모두 기증하고 떠날 계획이었다.



그러나 벌써 한참 전에 엠마우스에 전화를 걸어, 기증의사를 밝히고 짐을 가지러 올 것을 약속받았는데...

우웽? 약속한 날 아무리 기다려도 연락도 없이 엠마우스 사람들은 오지 않았다.

내일 오전까지는 집을 모두 비워줘야 하는데, 이런 당황스러운 경우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

게다가 연락을 나눴던 엠마우스 사람과는 전혀 연락도 되지 않는 상황!

(나중에 알게 된 사실: 엠마우스에서는 이렇게 약속을 해놓고 기증물건을 가지러 오지 않는 일이 흔하다고 한다.)

  

<풀죽어 엠마우스 사람들을 기다리던 하늘풀님의 모습>


오전 내내 엠마우스 사람들을 기다리다가 점심을 먹고

우리는 몇 가지 짐을 아파트 담장 밖으로 내놨다.

힘들여서 다 내놓지 말고 우선 몇 가지 물건을 내놓고 추이를 지켜보면서 다음 행동을 하자고 했다.



그리고 물품마다 '가져가세요!'라고 쓴 글씨를 크게 붙였다.

얼마 후, 사람들의 소리로 밖이 소란스러웠다.

창밖을 내다보니 여러 명의 사람들이 내게, 

"당신 물건이냐? 혹시 침대는 없냐? 다른 것도 있냐?" 등등 질문을 하는 것이었다.

나는 그렇다고, 대답하고 안으로 들어오라고 했다.

모두 이웃에 살고 있는 형편이 좋지 않은 아프리카 출신의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행운이라며 매우 즐거워하면서 침대며 식탁 등, 집안의 가구들과 헌 옷, 생활용품들을 가지고 돌아갔다.

덕분에 우리는 그들로부터 '귀국하는 먼 길에 신의 가호와 행운이 깃들기를 바란다'는 

축복의 인사를 수없이 받았다.


안에 있는 물건들은 물론, 밖에 내놓은 것들도 모두 사라졌다.

그리고 그날 저녁에 나가보니, 이 흙화분 하나가 남았을 뿐이었다.

물론, 이것조차 다음날 아침에는 사라지고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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