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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낯선 세상속으로/국내여행

경주 황룡사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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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경주를 갔을 때, 불국사, 첨성대도 다시 보고 남산도 올라가고, 게다가 황남빵도 먹어봤지만, 나를 가장 사로잡은 건 광활하게 폐허로 존재하는 황룡사지였다.

정규교육을 받는 내내, 황룡사에 대해 무수히 많이 배우고, 듣고 했던 그 절터에 내가 서 있었다.


그곳엔 그저 기단석들과 불상을 괼 때 썼다는 받침석들만 남아있었다.

그러나 폐허가 아니라 과거 황룡사를 그대로 재현해 놓았다 한들, 이토록 감동적이었을까?

세상에는 거대하고 화려하게 채우지 않아도, 비어있는 그대로가 더 감동적인 것이 있다. 

아름답다거나 멋지다는 찬사조차 너무 가볍게 느껴지는...

그저 '숨이 멎는 듯 했다'는 표현 외에 뭐라 감정을 표현할 수 없는...


나는 바위 한 귀퉁이에 엉덩이를 걸치고 앉아 한참을 있었다.

목 뒤로 서늘한 바람이 분다.


<황룡사 9층 목탑터>


<불상들을 올려 놓았던 받침석들>


<세상에서 가장 강한 건 세월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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