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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낯선 세상속으로/국내여행

홍대 교정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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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랜만에 한 친구를 홍대앞에서 만났다.

젊은이들로 발디딜 틈 없이 북적이는 홍대앞 거리를 걷는데, 친구는 너무 활기있고 좋다며 제법 흥분된 모습이었다.

나는 친구의 그런 들뜸을 바라보는 것이 좋았다.

골목들을 둘러보고 싶다고 한 친구는 급기야, 홍대 안에도 들어가보고 싶단다.

홍대는 한번도 가본 적이 없었다고 했다.

나는 이곳 미대를 나온 친구 덕분에 학창시절 몇 번 와 본 적이 있는 곳이었다.  


대학입구에 새로 지어진 공룡같은 거대한 규모의 건물을 보고 나는 흉물스럽다고 했고, 친구는 멋지다고 했다.

사람마다 참 느낌이 다양하다고 생각하며, 교정 안으로 들어섰다.  

그러다가 나도 마음에 드는 것을 발견했다.

입구에서 약간 안 나무그늘 아래 깔려 있는 바닥은 바로 나무판자였다.

우와~ 이렇게 땅바닥에 나무가 박혀있는 것은 처음 본다.

바둑판 모양으로 나무바닥이 어느 정도 끝나는가 싶은, 바로 그 지점부터는 둥글게 자른 나무토막들이 나이테를 그대로 드러내며 촘촘히 박혀 있었다.    

이 길은 정~말 마음에 든다.

무슨 이유에선지 물기를 먹은 나무들은 짙은 검은 갈색을 띄고 있었는데, 그것이 더 멋져 보였다.  

이 건너편에는 바닥에 넓은 검은 돌들이 깔려 있었다.

이것도 멋지다.

홍익대학교 안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바로 이것들이었는데, 신기하게도 모두 바닥재료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것들을 보다가 불현듯 든 생각 하나, 이렇게 낭만적인 연출을 할 줄 아는 사람들이 어떻게 저토록 거대한 건물을 입구에 지을 생각을 했는지 정말 이해가 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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