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장에서 우연히 발견한 설탕

문득, 멈춰 서서



찬장 속에 각설탕이 있었다는 걸 오랫동안 잊고 있었다.

이 설탕은 작년, 프랑스에서 살고 있는 한 친구가 우리 집을 방문했을 때, 선물로 사다 준 것이었다.

작아서 참 좋다며, 한 덩이가 너무 알맞지 않냐며 감탄해 하던 그녀의 모습이 잠시 떠올랐다.

물론, 그랬다.

프랑스에서 많이 쓰던 각설탕들은 좀 큰 편이어서 커피에 넣을 때는 자주 다 녹기 전에 채 녹지 않은 남은 조각을 빨리 건져내곤 했다.

 

나는 설탕 크기보다 모양이 더 마음에 들어 즐거웠고, 암 수술 이후에는 설탕 든 커피는 자제하고 있어, 먹을 일조차 없던 차였다.

마침 우유도, 설탕도 첨가되지 않은 카카오 가루가 있어, 오랫만에 이 설탕을 넣고 코코아를 타먹어 보았다.

설탕을 다섯 알이나 넣었더니, 바로 그 즐겨먹던 코코아맛이 난다.

코코아의 달콤함은 설탕맛이었구나 생각하며, 즐겁게 그것을 마셨다.

 

설탕처럼 달콤한 날이다.

이렇게 잊고 있던 것을 불현듯 발견해서 좋고, 그것이 너무 달콤한 것이어서 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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