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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낯선 세상속으로/해외여행

스코틀랜드, 슬픈 나라 아니 슬픈 식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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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코틀랜드를 여행하면서 하루는 하이랜드 깊숙히까지 둘러보는 단체관광에 끼어 여행을 떠났다.  

출발한 버스가 가장 먼저 쉰 곳은 양들이 뛰어노는 넓은 목초지 옆에 있는 휴게소에서였다.

도시를 벗어나 한참을 달렸다고 생각했을 때, 더는 마을 풍경은 보이지 않고, 이렇게 너른 목초지만 눈에 띄었다.



잠깐 쉬고 다시 한참을 달려, 우리가 버스에서 잠시 내린 곳은 나무 한그루 없이 가시풀들만 무성한 언덕배기였다.

이곳은 맑다가도 금방 먹구름에 뒤덮히고 빗방울이 후두둑 떨어지는, 기온의 변화가 매우 심한 곳이라고 한다.

사람이 살 수 있는 땅이 아니었다.

그저 트래킹을 즐기는 여행객들이나 우리같은 관광객을 실은 버스들이 오갈 뿐, 흔하게 보였던 양떼들조차 이곳에는 없다. 



스코틀랜드의 하이랜드는 인간에 의해 내륙에 만들어진 사막의 대표적인 형태에 속한다고 한다.

양떼를 키우기 위해 목초지로 변한 땅이 황폐화되면서 이제 양들조차 키울 수 없는 사막으로 변한 것이다.


역사적으로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가 합병하면서 잉글랜드는 스코틀랜드의 국토를 비우는 작업을 조직적으로 행했다고 한다.

스코틀랜드 내륙 깊숙히까지 양들을 키우게 하니, 그 땅을 터전으로 살던 농민들은 도시나 잉글랜드로 떠나 공장노동자가 될 수 밖에 없었다.


이렇게 함으로써 스코틀랜드에서 독립을 향한 저항의 싹을 잘라내는 것은 물론, 산업혁명과 함께 요구되었던 값싼 임금 노동자들을 충당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스코틀랜드 어디를 가도, 그들이 영국의 식민지라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다.

그러나 조금만 스코틀랜드를 들여다 보면, 그곳은 영국 본토에 존재하는 식민지라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며칠 뒤, 스코틀랜드에서는 영국연합으로부터 탈퇴를 하느냐, 마느냐를 결정하는 국민투표를 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나는 이 소식을 듣고 정말 기뻤다.

무슨 일이 있어도, 스코틀랜드는 영국으로부터 독립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더 이상 식민지로서의 역할은 안된다.

나는 스코틀랜드와 아무 관계없는 사람이지만, 제국주의에 반대하는 한 사람으로서 스코틀랜드의 독립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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