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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꺼의 부엌

젓갈 달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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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살림 멸치젓에 고추와 마늘, 고추가루 등을 넣고 쫑쫑 썰어 다시마에 밥과 싸 먹으면 정말 맛있다.

그때마다 머리와 꼬리 부분은 잘라내고 만드는데, 그렇게 한참 먹다가 남은 국물과 찌꺼기를 가지고 나는 꼭 멸치액젓을 만든다.



멸치젓 분량의 약 3 배의 물에, 소금도 한 웅큼 넣고 잘 섞는다.

강한 불에 끓이다가 끓기 시작하면 가장 약한 불로 낮춰 약 3시간 정도 푹~ 달인다.

살이 다 녹고 투명한 비늘과 뼈 같은 것들만 사각사각 남으면 완성이다.

두꺼운 광목 천에 받쳐, 맑은 국물을 걸러낸다.


아래 사진은 완성된 모습!



옛날, 어렸을 때 김장철만 되면 어머니는 멸치젓을 한~ 깡통 사와 큰 솥에 넣고 꼭 아궁이에서 연탄불을 빼, 젓갈을 달이셨다.

그렇게 달인 젓갈은 김장에도 쓰고, 다음 김장철까지 일년 동안 쓸 것들이었다.


그 때마다 집안에 가득찬 젓갈 냄새는 참으로 견디기 힘들었다.

'왜, 저렇게 토할 것 같은 냄새가 나는 요리를 하시나?' 늘 생각했다. 


그런데 나이가 드니, 그 토할 것 같은 냄새가 구수하다 못해, 군침까지 돌게 한다.

며칠 전에는 열어 놓은 창문 밖으로 이웃집에서 달이는 멸치젓 냄새가 솔솔 들어왔다.

나는 군침을 삼키며, 예전에 젓갈을 달이며 찍어놓은 사진을 찾았다.


이 사진은 몇 년 전 것이다.

그 사이 달여 놓은 젓갈도 다~ 먹었고... 아직 멸치젓은 사지 못했다.

이번 가을에는 꼭 멸치젓을 사야겠다.

그럼, 내년 가을 쯤에는 나도 젓갈을 달일 수 있을 것이다.


직접 달인 젓갈은 정말 맛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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