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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낯선 세상속으로/여행중 메모

프랑스 불법체류자들의 시위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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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점점 추워지자, 지난 해 파리 동역 근처에서 만난 프랑스의 불법체류자 시위 현장이 생각났다.

프랑스에서 불법체류자들을 '쌍 빠삐에'(sans papier)라고 부른다. 체류증이 없다는 뜻의, '쌍 빠삐에'는 안정된 직장생활은 커녕, 발각되면 프랑스에서 쫓겨나야 하는 상황이다.

이들은 그들의 지위를 법적으로 보장해 달라는 시위를 하고 있었는데, 자세한 이유와 상황은 잘 모르겠다.

  


옛날, 유학을 할 때도 북부 프랑스 릴에서 불법체류자 시위대를 길에서 만난 적이 있다.

당시 릴의 불법체류자들도 자신들의 지위를 합법적으로 보장해 달라고 주장했고, 또 프랑스에서 태어난 프랑스국적을 취득한 자녀들을 교육시키기 위해서조차 체류증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하면서 단식투쟁을 벌이기까지 했다. 

프랑스에서는 단식투쟁이 정말 효염이 있다.

40일이 넘도록 굶어도 꿈적도 하지 않는 우리나라 정치인들과 달리, 프랑스에서는 며칠만 굶어도 난리가 난다.

그 결과, 프랑스에서 태어나 프랑스 국적을 취득한 자녀들의 양육과 관련해 그들이 부모의 손길이 필요한 동안 부모 중 한 명에게 10년짜리 장기체류증을 발급해주고 있다.

물론, 자녀들이 성인이 된 이후에는 어떻게 되는지는 잘 모르겠다.

내가 알고 있는 한 한국인 부부도 이런 식으로 체류증을 취득해 프랑스에서 머물러 있다.

장기 체류증 덕분에 그 아이들의 어머니는 프랑스에서 직장을 구해 합법적으로 일을 한다.

   


그러나 부모 중 한 명에게만 체류증을 주는 것은 충분한 조치로 보이지 않는다.

체류증을 받지 못한 다른 한 부모는 어떻게 해야 하나?

가족들이 이산가족으로 살든지, 아니면 한 명은 불법체류자로 법의 사각지대에서 불안한 삶을 살라는 뜻?


아무튼 점점 프랑스에서 이민자로 정착을 할 방법은 쉽지 않아보인다.


파리에서 이 행렬을 만난 날도 나는 오랫동안 이들로부터 눈길을 뗄 수 없었다.

고단한 이방인으로서의 삶...

마음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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