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서 만난 아이들 4. 주인집 세 아이들

여행, 낯선 세상속으로/해외여행


 <좌로부터 쥴리엣, 에띠엔느, 뤼시... 맨 끝에 있는 아가는 누구지?>


한국에서 보내 온 소포에 붙어 있던 꽃이 달린 예쁜 리본을 무엇에 쓸까 고민하다,

주인집 네 살막이 막내딸 뤼씨에게 머리띠를 해 주었다.

그녀의 식구들 모두 너무 예쁘다며 감탄을 하고

그녀의 엄마는 "내일 유치원 갈 때 하면 너무 예쁘겠다!"한다.

그렇게 머리에 묶인 것을 보니, 뤼시가 꼭 선물 꾸러미같다는 생각을 혼자 하면서 나는 웃었다.

쥴리엣은 그것을 내가 만들었냐며, 그렇지 않다니까그럼 무엇에 쓰던 것이냐며 재차 묻는다.

나는 "무언가에 소용되었던 것이야."라며 얼렁뚱땅 대답을 했다.

 

그러다 오후에는 주인 집 세 아이들이 잠시 놀러 왔었다.

물론, 뤼시가 앞장 서서 문을 두드렸고아침에 묶어 준 리본을 다시 묶어달라고 내민다.

자기네 집에서와는 달리 우리 집은 신을 벗어야 들어올 수 있다는 것을 잘 아는 그들은

내가 뤼시의 머리에 리본을 묶고 있는 사이 

들어오라는 말도 하지 않았는데, 우르르 신발부터 벗기 시작한다.


그러고는 안으로 들어와서 종이접기를 하잔다.

"난 일요일에는 종이접기 안 해."

내 이 말이 이해가 안 갔는지, 가르쳐주 듯 둘째 에띠엔느가 말한다.

"찌꺼, 종이접기는 아무 날이나 할 수 있어!"

"나도 알아, 나는 일요일에는 쉬고 싶기 때문이야"하니까,

내 대답에 모두들 고개를 끄덕이며, 그 이유가 적당하다는 듯 더 이상 조르지 않는다.

프랑스 어린이들은 이럴 때 조차 합리적인 태도를 보여 귀엽다.


그들은 자기들끼리 모여 앉아 그림을 한 장씩 그리며, 잠시 있다가 돌아갔다.

그 사이 북부 겨울의 짧은 해가 기울고 있었다

(20021210)


<아래 사진은 요즘 아이들 모습, 좌로부터 뤼시, 에띠엔느, 쥴리엣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