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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에서 살기

아파트 화단을 주차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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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파트 단지는 울타리를 따라 사방으로 건물이 빙 둘러 있고, 그 안에 마당처럼 주차장이 위치해 있다.

주차장 사이에는 이렇게 화단도 마련되어 있다.

90년대 초반에 형성된 마을이라 화단에 심어진 나무들은 제법 키도 크다.


그런데 그것이 문제라고 했다.

키큰 나무의 뿌리들이 지하주차장의 천장을 망가뜨려서 누수를 발생시켜, 자동차들을 성가시게 한다고 벌써부터 말이 많았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이 화단들을 없애기로 했단다.

그리고 아에 화단을 주차공간으로 만든다는 것이 입주자 대표회의의 결정이란다.

물론, 이건 주민들의 투표로 결정되었다.

그러나 입주자 대표회의에서 마음으로 벌써 정해놓고, 주민들을 그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몰아갔다.

연일 계속되는 방송을 통해, 자하주차장이 어쩌구 저쩌구... 하면서 화단을 없애야 한다는 쪽 편을 노골적으로 들었다. 

내 생각에 입주자 대표회의에서 진정으로 하고 싶었던 것은 주차공간을 더 확보하는 것이었던 것 같다.

그들은 이 화단들을 없애고 조금이라도 주차장을 더 넓히고 싶었던 것이 분명해 보인다.

그렇지 않다면, 뿌리깊은 나무들은 뽑아내고 이곳에 뿌리가 깊지 않은 작은 꽃들로 화단을 만들 수도 있었을 텐데 

이런 대안은 아에 거론도 되지 않았다.

주차장 사이사이에 있던 화단들은 모두 사라졌다.

이제 정말 아파트 뜰은 온전히 주차장이 되었다.

차를 조금이라도 줄일 생각을 하기보다 차들을 위해 나무를 뽑아내는 선택을 하는...

내가 어느 시대에 살고 있나? 

잠시 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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