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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멈춰 서서

책상 위에 가득한 연필꽂이 내가 책상에서 연필꽂이로 쓰고 있는 것들! 아래는 프랑스에서 유학시절 사온 키스 해링의 작품이 그려진 머그다.이 컵을 참 잘 쓰고 있었는데, 잘못해서 손잡이를 산산조각내고 말았다.아까운 마음에 본드로 붙이고 그걸 삼베끈으로 감았다.본드가 잘 마르지 않은 상태에서 끈을 감다가 부러진 부분이 어긋나는 바람에 예리하고 깊게 손가락을 베이기도 했다.피를 철철 흘리며, 만든 연필꽂이!ㅠㅠ그런 이유로 내가 엄청 소중하게 여기는 연필꽂이가 되었다. 아래는 하늘풀님이 도자기를 배울 당시, 제일 처음 만들어 내게 선물한 머그!그런데 얼마나 두껍고 무겁던지, 한 손으로 들고 마시기조차 힘들어 컵으로 쓰는 걸 포기하고 연필꽂이가 되었다.연필꽂이로 쓰니, 안성마춤이다. 물론, 후에 하늘풀님의 도자기 굽는 솜씨는 발전해 아주 .. 더보기
내가 좋아하는 복고양이들 나는 고양이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데, 일본 '복고양이'들만은 예외다.그 중에서도 전통적인 모양의 복고양이들이 특히 좋다. 남동생의 일본출장길에, 하늘풀님의 여행길에, 폴님은 일본에 사는 친구에게까지 보내달라고 해, 내게 주었다. 이건 모두 그들의 선물이다. 정작, 나는 너무 비싸 한번도 복고양이를 사지 못했다.그런데 이렇게 많아졌다.볼 때마다 정말 부자자 된듯 마음이 흐뭇하다. 맨 오른쪽 까만 고양이가 제일 마음에 든다고, 우리 집에 공부하러 왔던 어린 꼬마가 갖고 싶다는 심중을 드러내는데도들은 척도 않고 시치미 떼며, 주지 않았다. 아무도 안 주고 내가 다 가져야쥐! 더보기
부엉이 부로치 이웃에 친하게 지내는, 바느질을 엄청 잘하는 언니가 만들어주신 부엉이다. 너무 예쁘기도 하지만 내 행운의 상징동물이기도 해 꼭 마음에 들었다. 한때는 부엉이 장식들을 모으기도 한 적이 있는데... 아래 사진들은 그 언니가 회사에서 돌아온 뒤, 밤마다 만든 것들! 중독성이 엄청 강한 것 같다.ㅠㅠ 나도 이걸 만들어보겠다고 재료를 20개나 주문했다.ㅎㅎ 언니가 즐겨 쓰는 천들이 너무 예쁘다. 더보기
동생에게 선물한 자잘한 것들 바로 밑 여동생의 냉장고는 정말 귀여운 마그네틱들로 가득 차 있다.내가 가지고 있던 걸 거기에 좀 보탰다.'샌프란시스코의 모형집'과 '모네의 꼬끌리꼬 마그네틱'이 바로 그것이다.우리집 냉장고에 조금은 생뚱맞게 붙어있던 것들이다. 또 책읽을 때 문진으로 쓰라고 스페인의 살라망카를 방문했다가 산 청동 장식품도 주었는데, 아깝다며 동생은 그릇장에 넣어 장식을 하겠단다. 그것과 더불어 프랑스 유학시절 벼룩시장에서 산 '청동 촛대'도 주었다.그것도 그릇장에 넣었다. 모두 이 집에서 제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동생이 좋아하니 좋다. 나도 주변이 좀더 단촐해져서 좋았다.언제고 훌훌 떠날 수 있도록 가볍게 살고 싶다.물건에 마음을 뺏아기지 않도록... 더 줄 것을 찾아보자. 더보기
피카소 접시들 이 접시들은 아주 오래 전 프랑스 유학을 마치고 귀국할 때 사가지고 온 것이다.나는 이것들을 케잌이나 과일을 담을 때 쓰곤 했는데, 식기 세척기 물살에 지금은 그림이 엉망이 되어버렸다.ㅠㅠ 옛날에 찍어놓은 이 사진을 우연히 발견하고는 사진으로나마 예쁜 모습을 볼 수 있어 너무 좋았다. 이런 물건을 볼 때마다 '세상에 영원한 건 없다'는 말을 실감한다.그래도 찬장에 그저 보관만 하는 것보다는 이렇게 엉망이 되도록 쓰는 것이 물건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하면서 즐겁게 사용하고 있다. 더보기
나를 사로잡는 존재들 며칠 전, 동네 하천을 산책하다가 만난 왜가리!우리 동네 하천에는 왜가리들이 많이 산다.늘 혼자 있어 의아하게 생각했었는데, 왜가리들은 혼자 다니는 습성을 지녔다는 걸 안 것은 얼마 안된 일이다. 그날 사진에 담은 왜가리는 최근 내 마음을 흔들었던 유일한 존재다.외로워보이는 존재나 사람에게 심하게 흔들리는 나를... 왜가리가 내 마음을 흔든다. 지난 해에는 나를 설레게 했던 존재들이 더 있었다. 위 풍경은 브르타뉴의 생말로 성곽 발치 아래 있는 '그랑베'라는 작은 섬이다.이 섬은 만조때는 물에 둘러써여 오롯이 혼자가 된다.섬 오른쪽 끝에는 작가 샤또브리앙의 무덤이 있다.생말로를 세번이나 가봤지만, 이 섬의 샤또브리앙 무덤은 아직 보지 못했다.이 사진을 찍고 점심을 먹고와 그랑베 섬으로 가려고 했는데, 돌.. 더보기
관악산 팔봉능선으로 가는 길 관악산은 자주 가는 편이지만,그곳에서 가장 멋지다고 생각하는팔봉능선은 절대로 자주 갈 수 없는 높은 곳이다.제1국기봉과 제 2국기봉을 지나구비구비 펼쳐진 능선을 쉼없이 기어올라가야 하는 곳그림같은 풍경의 그곳은 숨막히도록 아름답다. 팔봉능선으로 향하는 길목 어딘가에 나를 사로잡았던 나무뿌리 계단! 얼기얼기 뻗쳐 있는 나무뿌리들은한 발짝, 두 발짝, 들어올려 산 꼭대기에,바로 하늘 아래 높이, 높이 나를 세운다.그 위에서 긴 기지개로 우뚝 서 있는 산들을 본다. 나도산이 된다. 더보기
지난 여름, 하늘풀님의 감자농사 지난 해 봄, 한국을 잠시 다니러 가면서 나는 차찌꺼기와 야채 껍질들을 썰어넣어 퇴비상자를 만들어 놓고 떠났더랬다.햇볕과 비에 잘 썩으면 화분에 넣어주려던 것인데, 5월부터 7월까지 3개월간 집을 비운 사이에 하늘풀님은 그 안에서 싹이 튼 걸 이렇게 길러놓았다. 이건 아무리 봐도 감자같다.감자를 길러본 적은 한번도 없지만, 농촌에서 감자밭을 지나다니며 학교를 다닌 기억을 더듬어볼 때, 영락없는 감자잎이다.사실, 퇴비상자에 감자껍질을 넣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이렇게 늠름하게 자랄 수 있을지 의문스러워, 자신을 하지는 못했다. 게다가 요만한 고추장 통에서 감자가 열린다야 얼마나 열릴까? 내가 다시 프랑스로 돌아온 8월 중순, 더욱이 감자의 최고 좋은 수확기는 하지무렵이 아닌가!하늘풀님과 함께 뭔지 모를 이 ..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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