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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 꽃, 나무 이야기

꼬끌리꼬 핀 들판 -프랑스 렌의 한 오래된 농가 옆 공터에서, 2013 프랑스에서 유학생활을 시작한 이듬해 봄, 내가 살던 집 근처 들판에서 나는 마치 모네의 그림과 너무나 닮은 풍경에 놀란 적이 있다.빨간 꼬끌리꼬 꽃들이 지천으로 피어 있는 그 풍경을 보면서, 그 들꽃을 키워보겠다며, 화분에 담아오기도 했던..그러나 그 꽃은 바로 시들어버렸다.그래서 늘 그 꽃을 보기 위해선 들로 나서야 했고, 햇빛 아래 서 있어야 했다. 나는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내 인생의 걸작'을 퀼트로 만들고 싶다.그 제목은 "꼬끌리꼬 핀 들판"이 될 것이다.'세상에는 아무리 갖고 싶어도 가질 수 없는 것이 있다.'이건 꼬끌리꼬와 관련된 경험을 통해 내가 깨달은 바다. 나는 그저 아마추어 퀼터지만,언젠가 꼭 그 작품을 만들 생각으로 즐겁다.아니,.. 더보기
지난 봄, 제비꽃 지난 봄, 우리 동네 인도 가장자리를 정리하며 뽑아놓은 풀들을 본 적이 있다.일을 하고 계셨던 아저씨들은 점심을 드시러 가시고...돌아와서 마저 치우실 계획이셨던 것 같다.그 틈에 이 곁을 지나가던 나는 이것들 가운데 제비꽃 몇 뿌리를 들고 집으로 돌아왔다.뜨거운 봄볕 아래 뿌리 채 뽑힌 아이들을 화분에 심고 물을 듬뿍 주었다. 오랫동안 이 아이들은 이렇게 처진 채로 있었다.그리고 몇 달 뒤, 이렇게 생생한 모습이 되었다. 내년에는 꽃을 볼 수 있을 것 같다.길가에도 활짝 제비꽃들이 다시 피어났다.사진을 찍기 위해 길가에 바짝 앉아 깊숙히 고개를 숙여 이들을 바라보는데,눈물이 날 것 같다. 더보기
우리 집 유도화 이야기 지렁이들이 꿈틀거리는 유도화 화분을 뒤집어 뿌리를 탈탈 털어, 그 많은 지렁이들을 모두 흙으로 돌려보내고 다시 심은 유도화는결국 죽고 말았다. 옆에서 "그냥 함께 살게 내버려두라"는 하늘풀님의 말은 들은 척도 않고 얼굴 찌푸려가며 난 지렁이들을 모두 털어냈다.화초는 좋아하면서도 지렁이는 질색하는 걸 보면, 여전히 부족한 게 너무 많은 것 같다. 그 때, 죽어가고 있는 유도화의 줄기들을 썩둑썩둑 잘라 물에 뿌리를 내려, 다시 화분에 심은 지 4-5년은 된 것 같은데, 그 사이 한번도 꽃을 피우지 못하고 있던 유도화 피운 꽃이다. 이건 몇 년 전 사진이다.이 유도화는 친구 집에서 잘 자라고 있다. 사실, 이 아이는 내가 '구한' 것이다. 프랑스 남부, '몽쁠리에'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뭐니뭐니해도 유도.. 더보기
꽃이 피고, 꽃이 피고 수년 동안 서쪽 베란다 창 앞에 받침대를 세워가며 키운 백화등이다.'덩쿨 자스민'이라고도 불리는 이 꽃은 향기가 너무 좋아 봄마다 나를 행복하게 해주었다.아침에 창을 열 때마다 밤새 베란다에 가득찬 꽃향기에 행복감을 느끼면서 봄을 보냈었다. 처음 이꽃을 본 것은 이탈리아 피렌체 여행길, '산미니아토 알 몬테 교회'에서였다. 한 벽면을 가득 채우고 피어있던 이 꽃나무의 향기와 모습에 너무 눈이 부셔, 그 앞에서 사진 한 장 찍는 것도 잊지 않고... 그런데 한국에 돌아와, 작은 화분에 심겨진 이 꽃들을 화원에서 흔하게 발견할 수 있다는 데 많이 놀랐다.반가운 마음에 망설이지 않고 이 꽃을 샀다. 나도 이탈리아에서 본 백화등처럼 그렇게 벽면을 가득 채울 거라는 야심찬 계획을 하면서 타고 올라갈 받침대를 세워.. 더보기
봄, 쪽 몇 년 전 봄, 천연염색장을 방문했다가 찍은 쪽 싹들이다. 밭에는 어린 쪽 싹들이 돋아나고 있었는데, 다른 해보다 늦는거란다. 선생님께 돌아올 때, "여름, 생쪽염 할 때 또 올께요!" 하고는 그 해 여름, 쪽을 주문해 집에서 염색을 했었다. 아래는 당시 쪽 옆에서 함께 자라고 있던 유럽에서 전통적으로 파란색 염색에 쓰였다는 '대청'(워드:woad)이다.쪽과 같은 '인디고' 색소를 함유하고 있다고 하니, 쪽과 같은 빛을 내는 염재이다. 영국에서 구해온 걸 염색장에서 시험재배하고 있다고 해, 한 컷 담았다. 요즘, 염색장의 모습이 이렇겠다 생각하니 그곳 사람들이 궁금해진다. 더보기
돌담, 다육식물 프랑스의 집 근처 오래된 빈 농가 돌담 위에 자라고 있는 식물들이다.다육이는 물론, 고사리, 서양 질경이들이 옹기종기 자리를 잡았다.햇볕에 다육이는 빨갛게 빛을 발하고...이 다육이는 언젠가 한국에서 화분에 키워보았던 것인데, 햇볕이 충분하지 못해 기르는데 실패했던 기억이 있어서 더 반갑다. 그리고 아래 사진은 우리 아파트 담장이다.우리 아파트 담장도 요즘은 보기 드문 흙담장이다.옛날, 브르타뉴 지방의 렌느 주변 마을에서는 흙에 자갈이나 짚을 섞어서 집을 짓거나 담을 쌓았다고 한다.그 흔적을 엿볼 수 있는 게 바로 이 담장이다. 위 사진의 빈 농가 벽도 이렇게 흙으로 쌓았다. 그래서 둘 다 지지대까지 받쳐가며, 흙벽이 무너지지 않도록 보호하고 있다.우리 아파트 담은 흙으로 이루어진 만큼, 담 위에는 돌담.. 더보기
봄소식, 봄까치 오늘 공주의 천선원으로 나들이를 떠났다가 발견한 봄까치! 올들어 처음 본 봄까치다.가장 먼저 봄소식을 알리는 꽃! 늘 봄까치를 보려면, 아주 낮고 깊게 몸을 숙여야 했다. 오늘도 아주 깊게 고개 숙여 봄까치를 찍었다. 더보기
아보카도 싹틔우기 프랑스에 머물 때, 하늘풀님이 매일 물을 줘서 키운 감자를 수확하기 위해 화분을 헤쳤을 때, 땅 속에 감자는 물론, 아보카도까지 싹을 틔우고 있었다.하늘풀님은 화분 속에 아보카도 씨를 다섯 개나 박아놓았다고 했다.하늘풀님은 아보카도는 나중에 심어서 맛있는 아보카도를 먹어야겠다며, 아보카도를 먹을 때마다 맛있는 아보카도는 씨를 모아놓았던 터였다. 당시는 감자들 때문에 아보카도는 싹을 틔웠지만, 잎이 돋아나지 않았다.감자를 수확하자, 널직하게 자리잡은 아보카도들은 하루가 다루게 자라기 시작했다.그러나 5개 모두 싹이 텄는데도, 그 중 무럭무럭 자라는 건 역시 두 개뿐이다. 자연의 세계는 참으로 냉혹하다. 아보카도들은 정말 잘 자랐다. 하루가 다루게 잎이 무성해지고..또 가을도 다가오자 뭔가 대책이 필요했다...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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