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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낯선 세상속으로/국내여행

한여름에 죽령옛길 걷기 ​​이곳은 '죽령'으로, 바로 이 지점에 경상북도와 충청북도로 갈린다는 표시가 아주 크게 붙어 있다.우리는 자가용 차를 타고 바로 이곳, 죽령 고개마루까지 왔다.죽령의 옛길을 걷기 위해서였다. ​'죽령'임을 표시하는 안내판도 크게 설치되어 있다.죽령은 소백산의 해발 696m 고지에 위치해 있음을 알 수 있다.그러고 보면, 죽령은 관악산 정상보다 더 높은 위치에 있으니, 소백산이 얼마나 높은 산인지 알겠다.​죽령옛길은 옛날에 경상도에서 한양으로 갈 때, 꼭 거쳐야 하는 길이라고 한다.우리를 안내하신 분의 말씀이 죽령옛길은 너무 깊고 험해서 아주 큰 도둑들이 길목을 지키고 있었다고 한다.죽령을 지나 박달재를 또 넘어야 하는데, 옛날 유행가에 나오는 '울고넘는 박달재'라는 가사는 박달재에서 도둑에게 돈을 모두.. 더보기
오대산 중대사자암의 겨울 지난 1월, 오대산 풍경이다. 아주 이른 시간도 아니었는데, 상원사에서 중대사자암으로 향하는 산길에는 짙은 겨울안개가 피어 있었다. 키큰 전나무 가지에 밤새 내린 서리가 하얗게 서렸다.사자암 입구에 등불도 환하게 켜있다. 오대산에 있는 초롱에 불이 켜져 있는 건 이날 처음 보았다.겨울 안개에 둘러싸인 중대 사자암이다. 이 풍경은 사자암을 지나, 적멸보궁으로 향해 몇 발짝 걷다가 뒤돌아봐야 볼 수 있다. 중대사자암까지만 가서는 절대로 볼 수 없는 풍경이다. 게다가 뒤돌아보지 않으면, 결코 발견할 수 없다. 세상에는 그런 것들이 있다. 좀더 가야, 좀더 지나야만 볼 수 있는... 그러면서도 뒤돌아보지 않으면 절대로 발견할 수 없는, 그런 아름다운 풍경들이 있다. 인생의 길도 꼭 닮았다. 지금까지 내가 본 중.. 더보기
선재길, 눈쌓인 물가 돌탑들 지난 겨울, 오대산의 선재길을 걸었을 때는 꽁꽁 언 계곡까지 눈이 하얗게 쌓여 있었다. 그래서 평소에는 발이 잘 닫지 않는 곳을 성큼성큼 걸을 수 있었다.무엇보다 계곡 한가운데 무리를 이루고 있는 돌탑들을 아주 가까이에서 볼 수 있어서 좋았다.소복이 쌓인 눈 사이사이, 아슬하게 쌓아 놓은 작은 돌탑들이 무너지지 않고 잘 세워져 있는 것이 신기했다. 발길이 쉬이 떨어지지 않는다.이 탑을 쌓은 사람은 예술적인 감각을 동원해가며, 균형을 맞추기 위해 애를 썼다. 탑이 너무 멋지다.이 탑은 아주 편안하고 안정된 느낌이다. 너무 소박한 마음에 미소가 번진다. 나는 이 돌탑들을 지나쳐 가다가 다시 뒤돌아와서는 사진을 찍었다. 내 발길을 잡아 끈 건 돌탑들일까? 탑을 쌓은 사람들의 기원들일까? 더보기
에밀레종(성덕대왕신종)의 비천상 이야기 ​​​이 커다란 종은 경주국립 박물관에 있는 성덕대왕신종으로, '에밀레종'이란 이름으로 더 유명하다.에밀레종은 종을 만들기 위해 시주를 받으러 다니던 스님이 한 가난한 집의 아낙에게 시주를 청하자, 그 여인은 너무 가난해 시주할 것이 없는데 원한다면, 아이라도 가져가라고 농담을 한다.그런데 정말로 아이가 필요한 상황이 된다.종이 완성되었는데, 소리가 나지 않는 것이다. 아이를 쇳물에 녹여 종을 만들면 소리가 날 것이라는 계시에 따라, 스님은 아이를 데려와 다시 종을 만든다.그렇게 완성된 성덕대왕신종은 아이에 원혼이 실려, 엄마를 원망하며 '에밀레~' 하고 울린다는 것이다.이 전설은 아주 어린 시절에 들었고, 이 잔혹한 이야기는 너무 무서워 잊을 수가 없었다.​이런 슬픈 전설이 담긴 아름다운 성덕대왕신종은.. 더보기
경주국립박물관 ​​이 사진은 경주국립박물관의 주요 건물 모습이다.경주국립박물관을 다시 찾은 건 고등학생 때 수학여행 이후 처음이다.여러 차례 경주를 구경갔지만, 박물관에는 그다지 마음이 끌리지 않았더랬다. 마침, 특별전이 열리고 있었다.특별전은 큰 흥미를 끄는 것은 아니어서 후루루 보고 밖으로 나왔는데, 박물관 마당의 타일이 시원하게 보이는 위치에 계단이 있었다.구름모양과 마치 당초무늬를 도형화 한 듯한 전통문양으로 꾸며진 바닥타일이 눈에 들어왔다.별거 아닐 수도 있는 바닥타일까지 섬세하게 신경을 썼다는 인상이다. ​시원하고 넓은 뜰에는 이렇게 큰 모과나무도 있다.키큰 모과나무를 본 적이 별로 없는 나로서는 너무 반갑다.​우리 일행은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상설전시를 구경하러 갈 생각은 하지 않고 경주국립박물관 뜰에 줄.. 더보기
경주 괘릉, 원성왕릉을 지키는 멋진 석조물들 ​​이 능은 신라 제 38대 원성왕의 무덤이다.원성왕은 '독서삼품과'라는 제도를 두어 인재를 뽑고, 벽골제를 고쳤다고 한다. 이곳에 설치되어 있는 설명에 따르면, 이 능은 밑둘레가 약 69m, 지름이 약 22m, 높이가 약 7.4m로, 신라 능묘 중 가장 완비된 형식을 갖추고 있다. 능에 갖추어진 조각품들의 조각수법도 가장 우수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이곳은 원래 '곡사'라는 절이 있었으나, 현재의 승복사 터로 옮기고 그 자리에 왕릉을 만들었다고 한다.별칭으로 불리는 '괘릉'은 무덤의 구덩이를 팔 때, 물이 괴어 널을 걸어 묻었다는 조선시대의 민간신앙이 결부된 전설에 따른 것이다. ​괘릉은 다른 신라 왕릉들처럼 키가 아주 큰 소나무들로 둘러싸여 있었다.키가 어찌나 큰지, 족히 수백년은 되어보이는 소나무들.. 더보기
경주 김호장군고택, 고택체험 할 수 있는 곳 ​​경주 식혜골이라는 조용하고 작은 마을에 위치한 '김호장군고택'의 모습이다. 김호장군은 신라 왕가 '경주 김씨'의 후손으로 임진왜란 때 공을 세운 장군이라고 한다.옛날에는 훨씬 더 큰 규모였지만, 현재는 사당과 소박한 한옥 몇 채가 존재하는 작은 집이다.이곳은 한옥체험을 할 수 있는 민박을 병행하고 있었다.​양 옆으로 행랑채를 끼고 있는 대문을 드러서자, 꽃나무들과 화초들로 아름답게 가꾼 넓은 뜰이 가장 먼저 우리를 맞이했다.​안채의 모습이다.오른편에 사당으로 향하는 문이 보인다.​안채 옆엔 황토로 지은 작은 초가가 별채로 딸려 있다.안채와 별채, 행랑채에도 모두 잘 수 있는 방들이 있다.나는 대문옆에 있는 엄청 귀여운 아주 쪼끄만(!) 방이 최고 마음에 든다. ​김호장군고택 마당에 있는 우물이다.이 .. 더보기
경주 오릉에서의 평화로운 산책 ​​올 경주방문길에 경주에 사시는 지인이 우리를 가장 데려가고 싶어하셨던 곳은 오릉이다. 높은 돌담으로 둘러싸여 있는 오릉안으로 입장료 1,000원을 내고 들어갔다.경주의 다른 관광지답지 않게 너무 조용하고 평화롭다.​다섯 개의 큰 릉이 무리지어 있어서 오릉이라는 이름을 얻은 이 능들은 그 선이 너무 아름답고 수려하다.경주에 정착하신 지인이 오릉의 저 능선을 보고 '여기 살아야겠다!' 결심하셨다고 한다.어느곳에서 봐도 다 다른, 능들이 펼쳐보이는 선들은 한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을 만 했다.​​우리의 관광 안내를 맞아주신 전 역사선생님의 말씀은 이런 형태의 거대한 무덤은 신라초기에 주로 나타나는 형태라고 한다.초기, 일정한 시기에 등장하고 사라진 것으로 봐서 이후에 신라의 권력을 쥐었던 경주김씨와는 혈통이..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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