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반응형

여행, 낯선 세상속으로/브르타뉴

렌에서의 마지막 산책 렌을 떠나기 바로 전날, 마지막으로 간 곳은 게리네 산책로와 아삐네 호수였다.이곳에 살면서 가장 애정을 가지고 가장 많이 간 곳이 바로 이곳들이다.참나무들이 줄지어 서있는 산책로를 지나 너도밤나무와 밤나무들로 둘러쳐진 공터를 지났다. 아삐네 호수를 가는 길 중간에 낡은 옛 농장 뜰엔 사과나무가 있다. 나는 지난 봄, 이 사과 나무 줄기에 붙어있는 겨우살이를 땄더랬다.사과들이 9월 햇살을 받으며 익고 있었다.사과가 빨갛게 익은 모습은 볼 수 없으리라... 그리고 도착한 아삐네!여름이 가고 있었다.호수 가장자리 모래사장도 한산하다.물놀이를 즐기려고 몰려들었던 사람들이 모두 빠져나가고 호수는 다시 예전의 평온을 되찾았다. 인사를 했다.Au revoir!Tu me manqueras. 더보기
바다에서 본 성곽 도시 생말로 프랑스의 브르타뉴 지방의 한 해안 도시인 생말로를 방문했을 때,나는 그 주변 해안을 도는 유람선을 꼭 타고 싶었다.그날 한 시간 정도 걸리는 이 유람선을 못탄 건 순전히 출발시간을 잘못 알아서였고, 안타까운 마음에 배로 10분밖에 안 걸린다는, 건너편에 있는 '디나르'라는 도시를 가보는 것으로 위로를 삼아야 했다. 배가 출발하고, 생말로가 눈에서 조금씩 멀어지자, 이 배라도 탄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탄성을 지르지 않을 수 없었다. 생말로의 성곽 내부도 아름다웠지만, 바다에서 바라다 보이는 생말로는 더 아름답다. 위 사진은 디나르 해안의 저택들!각각 10분씩, 왕복 20분 걸린 이번 항해(?)만으로도 마음이 뿌듯하다.디나르는 약 1시간 정도 해안만 조금 거닐었는데, 다음에는 이곳의 멋진 둘레길도 걸어봐.. 더보기
프랑스 골동품시장에서 '페브' 사기 렌 시내에서 자주 열리는 골동품 시장에서 한 페브 상인을 발견했다. '페브'는 프랑스인들이 1월에 즐겨 먹는 '걀레뜨 데 루와'라고 불리는 아몬드 크림의 파이 속에 들어있는 손톱만한 도자기 인형이다. 사람들은 함께 파이를 갈라 먹는데, 파이 속에 숨겨 놓은 페브가 들어있는 파이조각을 선택한 사람이 그날의 왕, 즉 '루와'가 된다.왕이 되면, 파이 포장 상자 속에 들어있는 금빛 종이로 만든 왕관도 쓴다. 산더미로 쌓여 있는 페브만 봐도, 프랑스 사람들이 이 파이를 얼마나 많이 먹는 지 알만하다. 내가 열심히 페브를 사진 찍는 모습을 지켜보던 상인이 농담을 한다."우리 함께 사진 찍을까요?"'헐?' 나는 속으로는 적잖이 당황했지만, 천진스럽고 환한 표정으로 "그럴까요?" 라고 말했다.나의 선선한 태도에 아저.. 더보기
프랑스 골동품 시장에서 본 책받침대들 렌에서 목요일마다 열리는 시내 골동품 시장에서 본 책받침대다. 마음에 들었지만, 너무 비싸서 살 엄두를 내지 못하고 사진만 찍었다. 이렇게 바깥 쪽에서 책을 괴는 건 자리를 많이 차지해 좋아하지 않지만, 너무 예쁘다. 이런 거라면 한 벌 정도는 있어도 좋겠다 싶다. 오리들이 너무 힘들어 보이나? 이 책받침대는 렌 시내에서 특별히 열린 골동품 시장에서 본 베카신(Bécassine)을 모델로 한 책 받침대다. 베카신은 브르타뉴를 대표하는 옛날 만화 캐릭터이다. 가난한 시절, 파리로 돈을 벌러 떠난 브르타뉴 여성들의 고단한 삶을 반영한 인물로, 파리에서 아이들을 돌보며 벌어지는 좌충우돌을 그린 만화 책 속 주인공이다. 더욱이 이 책받침대는 비바람으로 유명한 브르타뉴의 모습까지 잘 드러나 있어, 보자마자 엄청 .. 더보기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