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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낯선 세상속으로/브르타뉴

렌의 ‘3.8 세계여성의 날’ 포럼현장 추운 겨울이 지나고 3월이 되면, 렌은 문화행사로 활기가 넘치기 시작한다. 이 활기의 시작을 알리는 것이 바로 ‘3.8 세계 여성의 날 기념제’다. 렌 시가 주최하는 이 행사는 3월 초부터 말까지, 거의 한 달 동안 펼쳐진다. 여성주의적인 관점의 학술 심포지엄, 토론, 영화상영, 전시회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이 열린다. 나는 렌에 사는 2년 동안은 한 해도 놓치지 않고 3.8세계 여성의 날 행사들을 보기 위해 돌아다녔다. 지방의 행정수도라고 하지만, 소도시에 불과한 작은 도시에서 한 달 내내 펼쳐지는 엄청난 규모의 세계 여성의 날 행사는 무엇보다 그 자체로 나를 압도시켰다. 사진들은 이란 주제로 열린 어느 해, 3월 8일 시내 레알 건물에서 열린 포럼현장에서 찍은 것이다. 몸과 정체성에 관심이 집중된 만큼.. 더보기
푸제르(Fougères)의 중세마을(Village médiéval) 프랑스의 푸제르(Fougères)라는 도시에는 중세의 건축물이 그대로 간직되어 있는 ‘중세마을’(Village médiéval)이라고 이름붙여진 작은 마을이 있다. 건물 벽은 적갈색의 화강암을 벽돌로 쌓은 것이 대부분이었는데, 푸제흐를 넑고 높게 둘러싸고 있는 계곡에 드러난 화강암과 같은 돌이었다. 그래서인지 계곡과 마을은 매우 조화로운 풍경을 연출하고 있었다. 적갈색 화강암으로 견고하게 쌓은 집들은 낭송강을 끼고 골목을 사이에 두고 옹기종기 어깨를 맞댄 채 서 있었다.이런 집들이 중세건축물? 그건 분명 아닐 것이다.이 마을이 '중세마을'로 불리는 이유가 궁금했다.무척 소박해보이는 집들로 이루어진 골목을 따라 마을 안으로 들어갔다. '중세마을' 안에는 아주 멋스럽게 지은 꼴롱바주 집들이 여러 채 존재했다.. 더보기
뱀의 몸을 가진 여성 ‘멜뤼신’의 전설 프랑스 서북부에 위치한 '푸제르'(Fougères)를 방문했을 때, 성쉴피스(Saint-Sulpice)성당을 들러, 방어벽으로 높게 둘러쳐진 시내로 들어가야겠다고 마음먹은 건 푸제르성 위에서 내려다 보이는 성당주변 풍경이 너무 아름다웠기 때문이다. 해자를 끼고 왼쪽으로 돌아 성쉴피스 성당으로 향했다. 푸제르성 둘레는 물로 가득찬 해자로 둘러 싸여 있었다. 깊은 해자에 담긴 물에 비친 성의 그림자가 숭엄미를 더해 주었다. 성쉴피스성당은 11세기에 지어진 것을 14세기에 불꽃양식의 고딕식으로 재건축하기 시작해, 공사가 완전히 끝난 것은 18세기에 이르러서였다고 한다. 성쉴피스 성당은 규모는 작지만, 불꽃양식으로 장식되어 매우 화려한 느낌을 주는 성당이다. 그러나 이 성당의 화려한 건축양식보다 더 내 관심을 .. 더보기
신비한 중세풍의 골목길 서성거리기(Vitré) 이 사진들은 프랑스의 비트레(Vitré)라는 도시의 중심가 골목길 모습이다. 옛날에 건설된 성벽의 일부로 둘러싸여 있는 비트레 시내에는 아직도 15~18세기 사이에 건설된 중세건물들이 존재한다. 이 건물들은 나무 대들보와 회반죽을 이용해 지은 것으로 '꼴롱바주'(colombages)라고 부르기도 하고 '라 메종 아 빵 드 브와'(La maison à pan de bois: 나무들보로 된 집)라고 부른다. 비트레에 있는 집들은 모두 옛날에 직접 도끼질을 해서 만든 나무기둥들로 아직도 도끼날 자국이 선명하다. 렌이나 디낭, 반느, 깽뻬르 같은, 브르타뉴의 많은 도시에 여전히 중세의 꼴롱바주 집들이 많은데, 비트레는 그 중에서도 15~16세기에 지은 아주 오래된 꼴롱바주 건축물이 많기로 유명하다. 그래서 이런.. 더보기
흙으로 지은 브르타뉴의 전통농가 브르타뉴의 옛날 농가들은 매우 단순한 구조로 되어 있었다. 그저 헛간이 딸린 긴 경사지붕의 1층 건물로, 건물 안 한쪽에서는 가축들을 키우고 다른 쪽 방에서는 사람들이 살았다고 한다. 집의 가장 중앙에는 요리를 하거나 저녁시간을 보낼 수 있는 커다란 벽난로가 자리잡고 있었다. 이렇게 가족들이 한 공간에서 생활하는 상황에서 혼잡함을 피하면서도 따뜻하게 잘 수 있도록 도와 준 것이 ‘리 클로’(lit clos) 라고 불리는 ‘단힌 침대’였다. ‘리 클로’는 옛날에 브르타뉴 사람들이 잘 때 사용했던 벽창처럼 생긴 침대를 일컫는다. 리 클로’는 꼭 찬장처럼 미닫이 문이 달린 것도 있고, 반 정도는 나무로 막았지만 중앙에는 커튼이 드리워져 있는 등, 지역마다 조금씩 다른 형태를 띈다. 브르타뉴의 집들은 시대나 지.. 더보기
깽뻬르(Quimper)의 상징, HB 도자기 깽뻬르(Quimper)에서 가장 유명한 것을 고르라면, 뭐니뭐니해도 도자기 산업일 것이다. 깽뻬르 도자기 역사는 1690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그 해, ‘장-밥티스트 부스께’(Jean-Baptiste Busquet)가 ‘록마리아’(Locmaria)구역에 도자기 가게를 차린 것에서 출발해, 브르타뉴는 지방은 물론, 프랑스 전역에서도 유명한 ‘HB(Henriot) 도자기 회사’로 발전한다. 이 도자기 회사는 오데강가에 위치해 있었는데, 오데강은 ‘툴방’(Toulven)에서 점토를 운반하기에 매우 편리한 입지조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었다. HB가 번성했을 때는 오데강에 늘 점토가 섞인 흙탕물이 흘러내렸다고 한다. 옛날 HB는 현재는 도자기 박물관으로 바뀌어, 깽뻬르에서 얼마나 도자기 산업이 발달했었는지를 보.. 더보기
아름다운 중세도시 비트레(Vitré) 브르타뉴 지방에 도착해서 짐을 풀고 가장 먼저 가본 곳이 비트레(Vitré)였다. 많은 브르타뉴의 도시들 중에서 비트레를 가장 먼저 갔던 건 아주 우연한 일이다. 프랑스에서 전문 무용수로 활동하는 한 한국 친구가 그곳에서 공연이 있다며, 초대를 해 준 덕분이었다. 오랜만에 친구도 만나고 비트레도 구경할 겸해서 갔지만, 이 작은 동네에는 그다지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그러나 기차역에서부터 먼 발치로 보이는 웅장한 고성은 예사롭지 않은 느낌이었다. 천년이 넘은 거대하고 육중한 느낌의 비트레 성은 마치 ‘잠자는 숲 속의 공주’가 자고 있었던 성이 저런 성이 아니었을까 하는 느낌을 준다. 장중하고 위용있는 성의 모습에 비트레에 도착하자마자 놀라고, 골목에 촘촘이 줄지어 서있는 15~16세기의 오래된 꼴롱바주 .. 더보기
비트레(Vitré)의 빌렌느강가 산책로 프랑스의 비트레(Vitré)라는 도시는 옛날 몽생미셀로 향하는 순례길의 한 길목이었다. 현재, 도시 중앙 골목길 바닥 곳곳에는 ‘몽생미셀 길’(Les chemins de Saint-Michel)을 표시하는 구리징들이 박혀있다. 이 순례길은 오래전부터 존재했었지만, 1998년부터 다시 찾고 복원해 2009년에는 유럽 전역으로 이어지는 길들이 구체적으로 완성되었다고 한다. 그 중 비트레를 통과하는 순례길은 영국인들이 몽생미셀을 거쳐, 유명한 스페인의 ‘산티아고 데 꽁포스텔라’로 가기 위해 거쳐야 하는 길과 일치하기도 한다. 그것을 반영하기라도 하듯, 원래 몽생미셀길 표지는 몽생미셀과 지팡이가 그려져 있는데, 비트레에 박혀 있는 것은 산티아고 데 꽁포스텔라를 상징하는 ‘조개’가 덧붙여져 있다. 그러니, 옛날 ..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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