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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 꽃, 나무 이야기

무화과 나무 ​​이 나무는 '무화과 나무'로, 며칠 전 우리 동네 온천 화단에서 본 것이다.4월말, 무화과 나뭇잎들이 쏙쏙 돋아나고 있었다.그렇게 자주 이곳을 드나들었는데, 무화과 나무를 알아본 것은 처음이라 너무 반가웠다.나는 가던 길을 멈춘 채 세워져 있는 자동차들 틈을 헤치고 들어가 무화과 나무를 열심히 보았다.​돋아난 무화과 나뭇잎들이 손바닥만한 크기로 자라 있었다.녹색이기도 하고, 아직 어린 나뭇잎들은 연두빛 고운 빛깔을 띠었다.​나는 무화과 나무의 이파리들을 열심히 사진에 담았다.​이렇게 가까이에서 관찰하기 쉬운 작은 무화과 나무는 처음 보기 때문이다.​무화과 나무는 예수의 제자이면서 예수를 팔아넘긴 유다가 자살을 하면서 목을 맨 나무라는 전설도 있다.그래서 꽃을 피우지 못한 채 열매를 맺는 저주를 받게 .. 더보기
할미꽃 ​​이 할미꽃은 공주 종합버스터미널 앞 화단에서 찍은 것이다.어린시절, 양지바른 무덤가에서 본 이후 할미꽃은 처음이다.당시, 우리 동네에서 할미꽃은 무덤가서만 볼 수 있었다.그래서 할미꽃은 좀 으스스 슬프기도 하고 무섭기도 했는데, 세월을 훌쩍 지나 화단에서 본 할미꽃은 너무 아름답다.​보슬비가 내린 뒤, 빗방울이 채 걷히지 않은 상태였기에 더욱 생기로운 느낌이다.​게다가 어렸을 때 무덤가에서 본 할미꽃들은 꽃송이가 한두송이 달려 있었다는 기억인데, 이 꽃들은 너무 소담스럽다. 아름다우면서도 낯선 장면 앞에서 나는 잠시 발길을 멈췄다.이 할미꽃들이 공주에 도착한 나를 가장 먼저 반긴 존재였다.익숙하지 않은 공간에 내가 도착한 것이 분명했다.많은 꽃들 가운데 화단에 심을 화초로 할미꽃을 고른 사람은 누굴까.. 더보기
스코틀랜드의 국화, 엉겅퀴 이 엉겅퀴는 몇 년 전 여름에 스코틀랜드 에딘버러를 여행갔다가 그곳 왕립식물원에서 찍은 것이다.어찌나 크고 풍성한지, 나는 목을 하늘로 곧추 세우고 사진을 찍었다.게다가 이렇게 키 큰 엉겅퀴는 처음 본다.나는 이 엉겅퀴를 보면서 동화책 '백조왕자'의 '엘리제 공주'가 무덤가에서 뽑아 실을 자아 오빠들의 옷을 만들었다는 엉겅퀴는 바로 이런 엉겅퀴였겠다 싶었다. 어렸을 때, 밭둑에 조그맣게 피어있는 엉겅퀴를 보면서 '얼마 안되는 엉겅퀴를 대체 얼마나 채취해야 12명의 오빠들 옷을 짤 수 있을까?'하며, 엘리제공주의 신세를 안타까워 했었다.그런데 이런 엉겅퀴라면, 실도 충분히 만들고 뜨게질도 할 수 있겠다.이 사진을 보면, 키가 얼마나 큰지 더 잘 가늠할 수 있다.엉겅퀴 뒤에 보이는 건물이 왕립식물원 온실이다.. 더보기
차이브(Chive), 향이 좋은 서양 부추 ​​이 사진은 경주의 지인 댁 앞마당 화단에 심겨져 있는 차이브(Chive)라는 허브이다.마침 경주를 방문했을 때는 작년 6월로, 여름으로 치닫고 있던 계절이었다.평년보다 늦은, 초여름에 방문을 한 덕에 평소에 볼 수 없었던 꽃들이 만개해 전혀 다른 풍경을 만들고 있었다.그 덕분에 차이브꽃을 볼 수 있었다. 전통기와로 가장자리를 운치있게 장식한 경주의 지인댁 화단에서 차이브꽃을 본 건 너무 좋았다.​꽃이 너무 예뻐서 나는 비를 맞으면서도 이 사진을 찍었다.차이브는 '서양 부추'로 불리우는 만큼, 서양요리에서 중요한 향신용 재료로 쓰인다는 사실도 알았다.야생으로 자라던 것을 로마인들이 들여와 재배를 한 것이 기원이다.'서양 부추'라고 부르지만, 우리가 쓰는 부추와는 전혀 다른 향과 맛이라고 한다.차이브는 .. 더보기
비에 젖은 아름다운 이팝나무꽃 ​​​이 사진들은 지난봄 경주를 방문했을 때, 지인의 뜰에 자라고 있는 이팝나무를 찍은 것이다.비내리는 아침, 비를 맞으며 피어 있던 이팝나무의 하얀꽃은 눈이 부시게 아름다웠다.그래서 그렇게 여러 번 이댁에 와서 많은 꽃나무들을 보았지만, 이날 비속에서야 나는 이댁에 이팝나무가 있었다는 걸 알았다. ​사실, 나는 이팝나무꽃을 벌써부터 알고 있었지만, 아팝나무꽃이 아름다운 줄은 이날 처음 알았다.그러고 보면, 비에 젖은 이팝나무꽃을 이렇게 가까이서 볼 일이 흔한 것은 아니다.이날 비속에서 이팝나무꽃을 보지 못했다면, 나는 아직도 이팝나무꽃이 이렇게 아름다운 줄 모르고 있었을 것이다. ​이팝나무꽃은 쌀알을 닮은 작은 꼿들이 송이를 이루어 한무더기로 핀다.이팝나무꽃은 자태가 아름답기도 하지만, 꽃냄새는 더욱 .. 더보기
흰제비꽃 ​​관악산 자락에 자라고 있는 흰제비꽃의 모습이다.주변에 보라색 제비꽃이나 왜제비꽃은 무척 흔한데, 흰제비꽃은 그렇게 쉽게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우리 동네에서도 관악산 자락에 있는 약수터가에서만 흰제비꽃이 핀다.여러해살이풀 답게 봄마다 같은 자라에서 꽃을 피우는 흰제비꽃은 항상 반갑다. 나는 몇 해 전에는 이곳에서 흰제비꽃을 몇 뿌리 뽑아다가 화분에 심어보기도 했는데, 집에서 키우는 데는 실패하고 말았다.그래서 흰제비꽃은 봄마다 산자락에서 보는 걸로 만족해야만 했다.세상에는 손에 쥐어지지 않는 존재들이 있다.내게 흰제비꽃은 이런 것들 중 하나다.흰제비꽃은 보라색 평범한 제비꽃보다 신비스럽고 슬픈 느낌을 준다.한편, 흰제비꽃이 약용으로도 쓰인다는 건 그동안 잘 알지 못했던 사실이다.해열, 해독 작용을 .. 더보기
별을 닮은 돌나물꽃 ​사진첩에서 발견한 돌나물 사진이다.이 사진은 지난해 늦은 봄에 산자락에 있는 텃밭가에서 찍은 것이다.사각사각 시원한 맛의 돌나물을 좋아한다.그런데 돌나물은 이렇게 꽃도 예쁘다.​​가까이 잘 들여다보면 돌나무꽃은 별을 닮았다.노란색의 뽀족뾰족 오각형의 꽃모양 때문이기도 하지만, 꽃안에 가늘고 긴 암술과 수술들로 인해 눈부시게 빛나는 모습은 꼭 별들이 반짝이는 느낌이다.나는 산으로 향하다 말고 햇볕이 내리쬐는 밭둑에 고개를 깊이 숙여서 이 사진을 찍었다.세상에는 이렇게 저 스스로 눈부신 존재가 있다.돌나물꽃 이 그 중 하나다.추운 겨울이라 그런가?따뜻한 햇살아래 눈부신 것들에 자꾸 시선이 머문다. 더보기
위장에 좋고 소화를 돕는 차조기 이 사진은 지난 여름, 관악산 산림욕장 자연학습장 한 귀퉁이에 자라고 있던 차조기의 모습을 찍은 것이다.관리하고 계신분이 일부러 씨앗을 뿌린 건가 생각될 정도록 차조기가 군락을 이루며 자라고 있었다.나는 평소 차조기에 관심이 많은 터라, 이 차조기에 욕심이 많이 갔다.차조기는 우메보시(일본식 매실장아찌)를 만들 때, 꼭 필요한 재료이다.나는 매년 우메보시를 만들 때, 매실보다 차조기를 구하기가 쉽지 않아 늘 아슬아슬하게 차조기를 구해서 쓰고 있다.그래서 항상 차조기를 보면, 반갑고 욕심이 간다. 우메보시의 빨간색은 바로 이 차조기 덕분이다.차조기에서 우러난 빨간색은 매실을 붉게 물들이면서도 우메보시의 단맛도 바로 이 차조기 덕분이다.매실만 소금에 절였을 때랑 차조기를 첨가했을 때의 매실 맛은 하늘과 땅 ..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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