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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 꽃, 나무 이야기

가을, 맥문동 보랏빛 향기 좋은 맥문동 꽃이 지고, 그 자리에 까만 열매가 총총 매달렸다. 천연염색에 엄청 열중하던 시절, 맥문동 열매로 염색을 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파랗게 영근, 아직 익지 않은 맥문동 열매를 따다가 염색을 시도했다가 실패한 적이 있다.잘 몰라서 그랬는데, 이렇게 검게 익은 열매를 가지고 했어야 됐을 것이다.하도 실망해 그 다음에 다시 시도해 보지 않았는데, 언제 기회가 된다면 맥문동 열매를 이용해 염색을 해보고 싶다.우리 동네에는 맥문동이 정말 많다.맥문동은 여름에는 보랏빛 고운 꽃으로, 또 가을에는 이렇게 귀여운 열매로 동네를 꾸민다.무엇보다 그늘진 큰 나무 밑을 초록으로 가꾸어 주는 것이 맥문동이다.맥문동은 그늘에서도 정말 잘 자란다.가을, 빨갛게 물든 낙엽진 중국단풍잎들과 어울어진 모습이.. 더보기
허브 세이지, 서양의 만병통치약 수년 전에 이사를 간 이웃집 화가 아가씨에게 얻어, 올봄에 씨를 뿌린 세이지가 1년새 이렇게 컸다. 세이지는 허브의 일종으로 차를 끓여 먹으면 아주 좋다. 세이지를 차로 끓여먹는 것을 안 것은 실제로 몇 년 되지 않았다. 물론, 세이지라는 허브조차 모르고 있었다. 프랑스에서 정착해서 살고 있는 한 한국인 친구가 세이지차를 주었는데, 맛도 향도 아주 마음에 들었다. 그 뒤에도 프랑스에서는 여러 차례 말린 세이지를 사서 허브티를 끓여 마시곤 했다. 불어로 소주(sauje)라고 불리는 세이지는 프랑스에서는 만병통치약으로 통한다. '소주가 정원에서 자라고 있는데, 왜 죽을 걱정을 하나?'라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건강에 도움을 주는 식물로 이름이 높다. 각종 염증의 소염제와 소화기 질환, 생리통, 혈당을 낮추는 .. 더보기
염리동 골목길, 대문앞 화초들 며칠 전 방문한 친구는 마포구 염리동의 한 단독주택에 산다.이곳을 거닐면서야 혹시 '우리나라는 단독주택지역은 어디나 대문앞에 화분들을 내놓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몇몇 단독주택 지역들을 둘러볼 일이 있었는데, 그곳은 하나같이 울긋불긋 꽃화분이나 채소를 심은 화분들이 대문앞을 장식하고 있었다. '내가 그 사이 아파트에서만 살아서 단독주택가의 모습을 너무 몰랐나?'하는 의문이 들 정도였다. 삼청동에도, 이촌동에도, 또 잠깐 지나간 삼각지역 근처에도 모두 화분들이 대문앞에 나와 있었다. 물론, 화분도 거기에 심겨진 화초도 대단한 것은 아니다. 대부분 플라스틱 화분이거나 어떨 때는 스티로폴, 또 빨간 고무통 같은 데에 흔한 화초나 고추 같은 채소를 심었을 뿐인데, 그 모습이 너무 정감있어 대문안을 들여다 보고.. 더보기
서부공원, 경의선 철길을 따라 조성된 공원 마포에 이렇게 멋진 공원이 있는 줄은 몰랐다.어제 초대를 받아 방문한 친구의 집 앞에는 길게 철길을 따라 조성된 공원이 있었다. 공원 가장 가장자리에 있는 노랑코스모스 꽃받을 꼭 봐야한다며, 굳이 끌고 가서 우리에게 보여준 풍경은 실로 장관이었다.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기차길를 따라 공원이 만들어졌다고 한다. 그런만큼, 과거 이곳이 철길이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흔적들이 조금씩 남아 있다. 물론, 더 많은 철길은 흙으로 덮히고, 화초들과 나무들로 깔끔하게 조성되어 있었다.그러나 긴 공원의 몸체가 이곳이 과거 철길이었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친구들과 마치 철길을 따라 걷듯 공원에 난 산책로를 걸었다. 서울의 도심 한복판에 이런 녹지가 있다는 것이 너무 귀해 보인다.아래는 이 공원이 조성된 경위를 설명하는 안내판! 더보기
화분이 놓여있는 창가 프랑스의 '뽕-크르와'라는 작은 도시를 구경갔을 때, 그곳 시청 광장 한켠에 있는 집의 창가 풍경이다.이 집의 창은 담장없이 바로 광장을 면하고 있었다. 나는 여행 중, 남의 집을 기웃거릴 때가 많다.그것은 화려하거나 대단한 저택일 때보다 소박하고 평범한 사람들이 펼쳐놓은 살림살이일 때가 많다. 이 집에는 창문이 두 개 있었는데, 창마다 다육식물이 담겨 있는 화분들이 놓여 있었다. 옛날 저울에서 사용했을 것 같은 추들이 매우 인상적이다. 또 자연스럽게 흐뜨러놓은 자갈들도 멋져 보인다.평범함 가정집의 소박한 화분들과 장식품들이 너무 멋지다. 그러나 이날은 날이 흐려서 그림자가 표현되지 못했다.날이 맑았다면, 수채화를 그리기 너무 좋은 사진이 되었을 것이다.그저 스마트폰 배경화면으로 설정해 놓고 자주 볼 수.. 더보기
상주 공검지의 연꽃 올 여름에는 연꽃을 정말 많이 보았다.연꽃을 이렇게 직접 본 것도 올해가 처음이니, 사실 많이라는 말조차 적당하지 않다.그중에서 가장 장관이었던 것은 뭐니뭐니해도 상주의 공검지가 최고다.규모를 가늠할 수 없는 너른 연못들 가득 덮혀 있는 연꽃을 본 것은 지금 생각해도 꿈만 같다. "꿈만 같다는 표현을 이런 때 쓰나보다!"돌아와 공검지에서 찍어온 연꽃 사진을 펼쳐볼 때마다 나는 이렇게 중얼거렸다. 아래는 백련들!백련은 너무 은은하다.홍련밭을 지나며 들떴던 마음이 갑자기 차분하게 내려앉은 건 순전히 단아한 백련꽃 때문이었다. 밑의 사진들은 상주의 '공검지'에서 모두 바느질을 생각하면서 찍은 것이다.옛날 우리 조상님들이 왜 그토록 연꽃과 연잎을 많이 그리고 그 문양을 이용했는지 알 것도 같다. 언젠가 나도 이.. 더보기
서울 도심, 화분이 있는 풍경 며칠 전 삼각지역 11번 출구에서 친구와 약속이 있었다.지하철로 삼각지를 수없이 지나다녀 봤지만, 그곳에 가보기는 처음이다.약속보다 좀 일찍 도착한 나는 출구를 나와 근처를 서성거렸다.삼각지 11번 출구 근처는 서울 한복판이라고 하기에는 무척 소박해 보이는 풍경이다. 그런데 이 곳에는 거리에 화분을 내놓은 집들이 정말 많다.화분이라야 대단할 것도 없는 꽃화분이나 고추 같은 야채들이 심긴 화분들이고, 게다가 멋을 낸 것도 아니고 그저 플라스틱 화분이나 스티로폼에 심은 것들이 대부분인데, 꾸미지 않은 이런 소박한 화분들이 너무 예뻐 보인다.입구 먼 발치까지 줄줄이 고추화분이 놓여 있는 이 집은 좀더 바짝 다가가 안을 기웃거려보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였다.화분의 화초들도 손질이 꼭 잘 되어 있지 않았다.넝쿨이.. 더보기
나무 숟가락의 변신 홍대입구 지하철역 1번 출구 가까이 있는 카페 '어슬렁 정거장'에 있는 화초들이다. 나무 숟가락이 화초들의 이름을 써놓은 것이 너무 인상적이다.나무 숟가락도 예쁘고 숟가락을 다른 용도로 사용한 것이 재미있어서 나는 쪼그리고 앉아 이 사진들을 찍었다. 무엇보다 궁금했던 화초들의 이름을 알아서 좋다.다음번에 '어슬렁 정거장'에 가면, 다른 화초들 사진도 찍어와야겠다.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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