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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꺼의 바느질방

레트로 스타일의 퀼트쿠션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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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레트로 스타일이 인기라고 한다.

그런 유행을 생각하면서 나도 복고풍 천을 가지고 쿠션을 만들어 보았다.

1950~60년대 느낌이 물씬 풍기는 무늬가 인쇄된 커트지를 싹둑싹둑 잘라서 쿠션으로 마름질을 했다.

무늬가 돋보이게 하려면, 보더는 하얀색 면이 좋겠다.

보더로 쓴 천은 어머니께서 결혼하실 때 필로 끊어온 옥양목이다. 

​어머니한테 얻어온 것만도 20년이 넘었고, 그 사이 가장 잘 어울리는 곳에 쓰려고 아끼고 아꼈던 것을 이번에 사용했다.

무늬들 속에 곁들인 흰색이 이 옥양목과 똑같은 톤이라는 것이 보더로 이 천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다.

그래서 이 쿠션은' 레트로 스타일'을 너머 완벽한 '레트로 퀼트쿠션'이 되었다. 

​퀼팅을 하는 건 별로 어려운 작업은 아니었다.

무늬를 따라 핸드로 퀼팅을 했다.

​복잡한 무늬는 생략하고 큰 무늬를 따라서 듬성듬성 퀼팅을 해주었다.

다만 바탕색에 맞춰 실의 색상은 바꿔가면서 퀼팅을 했다.

천으로 존재했을 때보다 쿠션으로 완성된 모습이 너무 예쁘다.

게다가 어머니의 오래된 옥양목이 아니었으면, 이만큼 예쁜 쿠션을 만들지 못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커트지와 옥양목이 잘 어울린다.

이 쿠션을 만드는 내내 너무 즐거웠다. 

사실, 이 쿠션은 나 혼자만의 노력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쿠션의 기본이 된 복고풍 커트지는 동생의 친구가 준 것이다.

그녀의 천에 대한 안목과 취향이 가장 중요했다. 

그것을 내게 날라다 준 사람은 동생이다.

동생은 몇 차례나 왔다갔다 하면서 바느질을 좋아하는 내게 기쁨을 주려고 손바닥만한 천도 남기지 않고 챙겨다 주었다.

거기에 어머니와 내 손을 거치며 50년이 훨씬 넘는 기간 동안 소중하게 간직해 온 옥양목!

그리고 내 바느질 작업!

그러니 모두 네 명의 추억과 역사와 노력들이 모여 완성된 작품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나니, 너무 감동스러운 작품이 완성되었다.

​만들어놓고 보니, 파랑과 노랑 쿠션이 어울린다.

이렇게 두 개를 한 쌍으로 삼아야겠다.

​그리고 하늘색과 핑크가 한 세트로 어울리는 모습이다.

나는 이 쿠션들은 천을 준 동생친구와 동생에게 선물로 줄 생각이다. 

그녀들에게 이 쿠션이 또 하나의 추억의 물건이 되었으면 좋겠다.

무엇보다 그녀들의 피곤한 어깨를 편안하게 기댈 실용적인 물건이길 바린다. 

그녀들이 좋아할 모습을 상상하는 건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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