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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 꽃, 나무 이야기

아름다운 대나무숲과 죽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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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월지 가장자리에 형성되어 있는 대나무숲의 모습이다.

월지를 산책하다가 발견한 이 작은 대나무숲이 너무 반가워 가던 길을 멈춘 채, 나는 대나무 숲 안으로 들어가 보았다.

​대나무숲을 직접 본 것은 처음이다.

사실, 숲이라고 하기엔 너무 작다. '대나무군락'이라고 해야 맞을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작은 언덕이 대나무로 가득하니, 대나무숲이라고 부르자!

파란 대나무줄기들이 곧고 우렁차다.

중간중간 바람에 쓰러지고 꺾인 대나무들이 자연스럽게 어울려 제법 숲의 풍모를 띠고 있었다.  

​햇볕이 잘 드는 숲 가장자리에는 죽순이 솟아나고 있었다.

대나무군락을 본 것도 처음인 내게 죽순은 정말 신기하고 반가웠다.

​이때는 이른 봄이었는데, 돋아나고 있는 대나무들이 너무 많다.

나는 죽순을 보자, 뜰에 대나무를 가꾸시는 한 지인이 떠올랐다.

대나무가 어찌나 번식력이 높은지, 죽순을 부지런히 뽑아주지 않으면 텃밭을 다 점령당할 판이라며, 한탄을 하셨던 분이었다.

그 댁 뜰의 작은 대나무숲은 한 그루를 심은 오죽이 번져 군락을 이룬 것이라고 했다.

나는 대나무 바람소리 사각사각 나는 것이 참 좋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엄청난 뒷 이야기가 있는지는 몰랐다.

그분의 말씀이 실감나서 나는 월지 가장자리에 솟아나고 있는 죽순들을 보면서 절대로 대나무를 땅에 심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을 했다.ㅋㅋ 

시설물 옆에 뿌리를 내린 이 아름다운 죽순들은 뽑힐 운명일지도 모르겠다.

햇빛속에서 빛나고 있는 이 죽순들을 사진찍기 위해 나는 바짝 앉아 허리를 깊이 구부렸다.

그렇게 추억속에 기억속에 죽순을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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