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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꺼의 부엌

우리 집 냄비받침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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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렌의 엠마우스에서 발견한 무쇠로 만든 냄비받침이다.

엠마우스는 프랑스의 '아름다운 가게' 같은 곳이다.

기증받은 물건들을 사람들에게 팔아 얻은 수입은 노숙인들의 재활을 돕는 데 쓰이고 있다.


나는 그곳에서 이걸 발견하고는 너무 비싸지 않을까 싶어서 하나만 살까하고 망설였더랬다.

하지만 너무 예뻐서 용기를 내, 두 개를 모두 덥석 담았는데

내가 고른 한보따리 그릇들 값으로 3유로를 지불했다.

하나만 담았다면, 얼마나 아쉬웠을까 하며, 집으로 돌아와서도 내내 즐거워했다.

알고봤더니, 엠마우스에서는 매우 싼 값에 기증받은 물건들을 팔고 있었다.  


그러나 귀국해서는 식탁 유리가 깨질까봐 쓰지 못하고, 싱크대 위에서는 물에 녹이 슬까봐 쓰지 못한 채,

결국 서랍신세를 지고 있다.ㅠㅠ  

이건 정말 오래된 물건이다.

돌아가신 외할머니께서 50년도 더 전에 '질경이풀'(어머니의 말씀이라 정확하지 않다.)로 만들어 

어머니가 결혼하실 때 주신 물건이다. 

이건 떡을 찔 때 쓰는 거라는데, 정확한 용도는 모르겠다.

내가 챙겨와 아주 오랫동안 나는 냄비받침으로 쓰고 있다.

가장자리도 헤지고 있고 뜨거운 냄비에 군데군데 타기도 했는데, 아직도 충분히 쓸만하다.

이건 프랑스에서 사서 썼던 퐁뒤 용기의 초받침대였다.

가져올 책이 많이 많아 퐁뒤 용기도 챙겨오지 못했는데, 그 와중에 나는 이걸 가지고 왔다.

순전히 냄비받침으로 쓰기 위해서였다.

은근 묵직해서 가져오는데 무게를 많이 잡아먹었지만, 돌아와서 너무 잘 쓰고 있어서

가져오길 잘 했다고 얼마나 생각하는지 모른다.

식탁 위에서도, 싱크대 위에서도 아주 유용하게 잘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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