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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낯선 세상속으로/브르타뉴

프랑스 브르타뉴지방 행사장의 맛난 간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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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브르타뉴 지방의 마을축제나 벼룩시장과 같은 큰 행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 중 하나는 맛난 간식들이다.

규모가 크면 클수록 행사장은 먹을 거리로 넘친다.

특히, 마을마다 마을잔치처럼 벼룩시장이 펼쳐질 때는 시민단체들이 나와 먹을 거리를 파는 경우가 많다.

여기서는 감자튀김이나 샌드위치, 음료 등의 간단하게 요기할 만한 것들이 저렴한 값에 판매된다. 


그러나 이런 먹을 거리를 제치고 단연 인기 있는 메뉴는 크레프와 걀레뜨이다.

브르타뉴가 크레프와 걀레트의 고장인 만큼, 빼놓지 않고 등장하는 것은 바로 이것들이다.

크레프에는 각종 잼을 발라 달게 먹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뉴뗄라'라고 불리는 헤이즐넛과 쵸코렛으로 만든 크림이나 이 지방의 특산품인 캬라멜 크림 등이 인기가 많다.

걀레트는 메밀전병에 달걀이나 햄, 소시지 같은 재료를 넣어 싸서 먹는 요리인데, 이런 행사장에는 구운 소시지를 이용한 간단한 걀레트 요리가 인기만점이다.



‘걀레트 오 소시스’(galette au saucisse)라고 불리는 이 걀레트 요리는 ‘숯불에 구운 소시지를 겨자소소를 곁들여 넓게 부친 메밀전병에 돌돌 만 것’이다. 

브르타뉴에서 이 걀레트에 만 소시지구이는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터, 벼룩시장, 축구장이나 마을축제에 어김없이 나타나 연기를 피운다. 

그래서 어떤 행사가 열리는 장소에 다달았음을 확인시켜주는 것도 이 소시지 굽는 냄새다. 
행사장 먼 발치에서부터 소시지 냄새가 난다. 
사람들이 보이지 않아도 소시지 굽는 냄새가 난다면, 거의 다 도착한 것이다. 



소시지가 더욱 식욕을 자극하는 건 냄새와 더불어, 소시지를 구울 때 숯불에서 피어나는 흰연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흰연기가 소시지 굽는 냄새와 함께 바람에 실려 군중들 위를 뒤덮으면, 나도 참지 못하고 벌떡 일어나 줄선 대열에 합류하게 된다. 
맛도 맛이지만, 숯불에 연기를 풀풀 내며 구워지는 소시지 냄새를 뿌리치기란 정말 힘들다. 
게다가 날씨까지 선뜩선뜩하면, 절대로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브르타뉴 지방에서는 '걀레트 오 소시스'(galette au saucisse)를 사기 위해 길게 줄서 있는 사람들의 풍경은 낯선 것이 아니다.

믿기지 않겠지만, 위 사진속 두 여성들 앞에 늘어선 줄이 모두 소시지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이다.

소시지구이 사진은 렌에서 열린 여름밤축제에서 찍은 것인데, 젊은 청년이 숯불에 구운 소시지를 이 여성들에게 전해주면, 넓게 부친 메밀전병에 소시지를 말아서 겨자소스를 끼얹어서 준다.
이런 마을행사를 갈 때면, 나도 늘 소세지를 넣은 걀레뜨를 사먹었다. 



걀레트나 크레프 외에 엄청 좋아했던 행사장 간식은 렌의 상트르 빌에서 열리는 골동품 시장에 가끔 오시는 영국인 아주니의 케잌이었다.

이 케잌들은 내게는 무척 중요한 추억의 간식이다.



이 아주머니의 케잌을 먹으면서, 흔히들 하는 '영국 음식이 맛이 없다'는 프랑스인들의 생각이 잘못됐음을 알았다.



나는 항상 그 자리에서 몇 개를 단번에 먹어치우고는 늘 다른 종류의 케잌을 사서 집으로 돌아오곤 했다.

사진속 케잌중 위의 것은 그녀의 시어머니로부터, 아래 것은 그녀의 어머니로부터 전수받은 레시피라고 한다.

이 두 케잌이 그녀의 케잌들 중 가장 맛있었다.


그러나 이것들을 다시 맛볼 기회가 영영 없을지도 모르겠다.ㅠㅠ

추억이 되어버린 맛난 간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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