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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멈춰 서서

내 돌접시가 될 뻔한 '아르두와즈' 돌편 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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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르푸'(Lefaou)라는 도시를 여행할 때, 강가에서 다 허물어져 가는 오래된 전통 가옥을 본 적이 있다.

르푸가 위치한 브르타뉴 지역은 '아르두와즈'라는 청회색의 편암을 얇게 편으로 쪼깨서 지붕을 엮는다.

옛날부터 행해온 이 방식은 오늘날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물론, 옛날 서민들은 메밀대를 이용한 건초로 지붕을 엮었고 아르두와즈 지붕은 부자집이나 할 수 있었지만, 오늘날에는 거의 모든 집의 지붕을 아르두와즈로 엮는다.

  

이 집은 깊고 가파른 경사의 지붕을  하고 있었는데, 그 끝은 놀랍게도 손을 뻗으면 닿을 만큼 낮았다.

나는 손을 길게 뻗어 다소 덜 깨진 아르두와즈 돌편조각 하나를 떼어냈다.

돌편에 구멍을 뚫어 못으로 고정했던 옛날 방식으로 엮은 지붕의 다 삭은 못과 나무판에서 돌편을 뜯어내는 것이 전혀 어렵지 않았다.

꽤 넙적하고 큰 돌편이 다. 충분히 접시로 쓸 수 있을 만한 크기였다.


그러고는 너무 만족해서 물로 닦아 귀국할 때 가지고 오려고 잘 챙겨 놓았는데...

제한된 무게 때문에 꼭 가져와야 할 중요한 것들에 밀려, 포기하고 말았다.

이 돌편 외에 탄탈롱 캐슬 근처 해변에서 주운 알록달록한 작은 돌 다섯알과 북부 앙블르퇴즈 해변에서 주운 아이보리색 작은 넙적 돌 두 개도 포기해야 했다.

아르두와즈 돌편 조각은 아파트 화단 담장 벽에 세워놓고, 다른 자잘한 돌들은 화단 한켠에 던져놓고 왔는데, 다들 안녕할까?


아래 사진은 바로 그 돌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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