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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낯선 세상속으로/브르타뉴

성벽(remparts)으로 잘 보호된 도시, 디낭(Din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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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디낭(Dinan)은 9세기에 세워진 오랜 역사를 간직한 곳으로, 계곡을 끼고 위치한 도시 둘레가 성벽으로 둘러싸인 요새화된 도시이다. 도시가 건설될 당시 세워진 나무로 된 성곽은 1065년 '기이욤'(Guillaume)에 의해 정복당했을 때 불태워진다. 이후, 1283년 브르타뉴 공작령이 되면서 디낭에 성벽공사가 시작된다. 이렇게 돌벽으로 둘러쳐진 디낭은 군사적으로 높은 방어력을 갖춘 요새로서 중요한 정체성을 갖게 된다. 디낭은 뛰어난 방어력 덕분에, 결국 포위당하긴 했지만 브르타뉴의 지배자들 간에 벌어진 공작계승전쟁과 영국의 침략에 완강하게 저항할 수 있었다. 이 성벽은 19세기까지 끊임없이 보강되어, 현재 길이가 2,650m에 이른다. 


디낭의 아름다운 풍경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곳은 성벽 위에서다. ‘영국정원’(Jardain Anglais)에서 성벽에 딱 붙어 목을 길게 빼면, ‘생뜨카트린느탑’(13C)과 성발치 아래 자리한 항구의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부족하다. ‘생뜨카트린느탑’ 옆에 있는 계단을 타고 성벽위로 올라가 ‘제르쥐알탑’(13~15C)으로 가야 한다. 



높고 뾰족한 기념비적인 건물들과 아르두와즈 돌편지붕의 집들이 조화를 이루며, 비좁게 드러앉아 있는 디낭 성내가 훤히 보이는 곳도 바로 ‘제르쥐알탑’ 위에서다. 


무엇보다 성벽 위에서는 골목에서 볼 수 없는 꽃과 나무로 잘 정돈된 개인주택들의 뒷뜰을 보며 걸을 수 있다. 물론, 이렇게 성곽 위에서 도시를 감상할 수 있는 건 길지는 않다. 성곽위를 걷는 건 ‘생말로문’(13~15C)까지가 전부다. ‘구베르네르탑’(15C)을 지나면 ‘생말로문’으로 내려와야 한다. 


군데군데 훼손된 성벽과 탑들 위를 걷는 건 불가능한 일이다. 그렇다고 성곽을 둘러보는 게 끝난 것은 아니다. ‘생말로문’부터 ‘생루이문’(17C)까지는 성 밖에서 성벽을 감상할 수 있다. 훼손되었다 하더라도 성벽은 수백년간 여전히 그 위용을 드러내며 건재하다. 




그 사이에 여러 개의 탑과 성문, 그리고 ‘디낭성’이라고 불리는 ‘망루’(Le Donjon)가 있다. 지금은 박물관으로 쓰이고 있는 이 망루는 브르타뉴의 공작 계승전쟁에서 디낭이 반대한 쟝 4세(Jean IV)가 실권을 잡게 되자, 쟝 4세가 디낭 주민의 환심을 얻기 위해 세워준 것이다. 디낭 성곽에는 이 유명한 망루를 포함해, 10개의 탑과 4개의 문이 보존되어 있다.



 디낭을 여행하게 된다면, 나는 가장 먼저 디낭 성벽 위를 따라 걷기를 권한다. 디낭을 둘러 싸고 있는 아름다운 계곡과 랑스강, 성벽안에 존재하는 아르두와즈 집들과 아름다운 골목길들을 이보다 더 잘 관찰 할 수 있는 곳은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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