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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멈춰 서서

이화여대앞 거리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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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이 있어서 정말 오랜만에 이화여대앞을 갔다.

아주 젊은 시절, 몇 번 볼일로 가본 적이 있는데, 그건 20년도 더 전의 일인 것 같다.

그 사이 이 근처 홍대앞나 신촌에는 여러 번 갔었는데, 유독 이대앞은 갈 일이 없었다는 걸 기억해냈다.

지하철 이대입구역 2번 출구에서 나오자, 앞에는 관광 안내소에서 나온 도우미들이 문의를 청하는 사람들을 위해 서있었다. 

추운 날인데도 이런 사람들까지 나와 있는 것이 신기해 보인다. 

요즘, 중국 관광객들이 이화여대를 구경 가는 걸 무척 좋아한다고 하는데, 그런 이유로 관광가이드까지 존재하는가 보다. 

이화여대를 향해 몇 발짝 걸음을 옮기자, '한국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는 문구가 새겨진 관광안내 부스까지 설치되어 있었다. 

내가 관광지에 온 것이 분명해 보인다.

그러나 유명 관광지에나 있는 이런 시설물에도 불구하고 이대앞 골목길은 그다지 관광지의 모습은 아니었다.

식당과 카페, 화장품가게, 옷집, 미용실...

옛날 이대앞 거리에서 흔하게 볼 수 있었던 그다지 개성있게 보이지 않는 평범한 상점들뿐이다.

옛날에도 옷가게들이 참 많았다는 느낌이었는데, 옷가게가 많아 보이는 것도 여전하다.

아니, 도리어 옷가게들은 조금 준 것도 같다.

저 멀리 이화여대 캠퍼스가 보인다.

이화여대 안으로는 들어가지 않고 이 근처에서 친구를 기다렸다.  

친구를 기다리며, 주위를 서성거렸는데....

놀랍게도 타로카페들이 너무 많이 보인다.

조금 의아스럽게 생각하며, 주위를 둘러보니... 정말 타로 카페가 너~무 많다. 

이런 타로 카페는 노점으로도 존재할 정도다.

타로뿐만 아니라, 사주와 궁합, 연애, 등등 운명을 상담해 준다는 점집들이 한두 곳이 아니다.

이대 앞에 언제부터 이런 점집거리가 되었을까?

나는 이대앞 거리에 특별히 애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아닌데도 

우리나라 유명 여대 앞이 점집거리로 변한 사실에 대해서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너무 많은 미용실과 옷집으로 가득 찼던 옛날에도 안타까움이 있었는데, 점집 거리라니... 

한없이 퇴락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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