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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 꽃, 나무 이야기

창밖 빗물받이 위에서 화초 키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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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10여년 전 프랑스 릴에서 공부를 할 때, 우리 집 창 밖 빗물받이 위에서 키우던 화초들 모습이다.

북부의 전형적인 빨간 벽돌건물에 양철지붕을 한 4층 집에서 나는 바로 4층에 살았다.

뒷뜰이 보이는 부엌 창 반대편, 창 밖으로는 이렇게 도로가 면해져 있고 지붕에서 떨어지는 빗물이 흐를 수 있는 길이 넓고 튼튼하게 설치되어 있었다.

라지에터를 밟고 올라가 창문을 열고 창턱에 걸터 앉으면, 빗물받이가 이렇게 드러난다.

나는 이 곳에서 화초들을 키웠다.

겨울을 제외한 다른 계절에는 이곳에 화분을 내놓고 햇볕을 직접 받게 해 주었다.

빗물받이 위에서 화초들은 정말 잘 자랐다.

 


정확한 이름을 모르지만, 너무 예뻐서 벨(Belle:'예쁜'이라는 뜻의 불어 여성형 형용사)이라고 이름 붙인 

이 다육이는 직사광선을 받으면 잎들이 빨갛게 변하는데, 

창밖 빗물받이 위에서 벨은 정말 고운 빛을 띄었다.

 


귀국할 때, 친구들과 집주인에게 나눠 주고도 남은 화초들은 릴의 식물원에 기증을 했다.

식물원에서 선선히 기증을 받아주어, 그 사이 정성껏 키운 화초들을 안심하고 맡기고 돌아와 다행이었다.

위 사진은 한국 유학생 친구들과 남은 화초들을 식물원에 가지고 가는 모습을 촬영 한 것이다.

그러고 보니, 아주 오래된 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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