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찌꺼의 바느질방

프랑스자수 손수건 만들기

반응형

몇년 전, 무명에 쪽물을 들여서 손수건으로 썼는데 그 사이 물이 거의 다 빠졌다.
푸른 색이 얼룩얼룩 남아 있는 것이 덜 예쁜 데다가 허전하기도 해서 구석에 자수를 놓아 써야겠다 생각했다.
자수는 오랜만이다.
너무 덥지 않은 봄날, 게다가 예쁜 꽃들이 만발한 봄이면 꽃을 수놓고 싶다.
나는 손수건 하나에는 은방울꽃을, 또 하나에는 라벤더를 수놓기로 했다.
몇 년 전 한 수목원에서 본 은바울 꽃을 기억하면서 손수건 구석에 그림을 그렸다.
연필로 원하는 것을 그린다.

그리고 프랑스자수 실로 수를 놓는다.
은방울 꽃의 이파리는 체인스티치를 촘촘하게 놓기로 했다.
볼륨있는 잎이나 줄기는 체인스티를 펼쳐서 놓으면 느낌이 잘 산다.
꽃은 새틴스티치로 놓았다.

그리고 라벤더!
이것은 프랑스에서 잠깐 살 때, 베란다에서 키웠던 라벤다를 상상하면서 수를 놓았다.
꽃잎은 레이지데이지를 겹쳐가면서 놓았고, 줄기와 잎은 아우트라인스티치로 했다.

짜잔~
안타깝게도 은방울꽃은 생각보다 덜 예쁘다.
잎이 너무 넙적한 것이 맘에 안든다.
조금 가늘고 쪼삣하게 만들었어야 했는데...
꽃방울도 덜 귀엽다.ㅠㅠ
은방울꽃은 다른 곳에 다시 수놓아 봐야겠다.

라벤더꽃은 맘에 들게 놨다.
보라색 실을 다양하게 이용했더니, 라벤더꽃 느낌이 잘 살아났다.
또 라벤더 잎은 마주나기로 짧게 수놓는 것이 라벤더 느낌을 잘 살리는 방법이라는 걸 수를 놓으면서 알았다.
이렇게 수를 놓으니, 손수건에 얼룩덜룩 남아있는 푸른 색조차 예뻐보인다.

추억을 소환해서 자수를 놓은 것은 즐겁다.
평온한 봄날, 자수를 놓고 있으면 더 평안한 느낌이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