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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르타뉴

렌에서의 마지막 산책 렌을 떠나기 바로 전날, 마지막으로 간 곳은 게리네 산책로와 아삐네 호수였다.이곳에 살면서 가장 애정을 가지고 가장 많이 간 곳이 바로 이곳들이다.참나무들이 줄지어 서있는 산책로를 지나 너도밤나무와 밤나무들로 둘러쳐진 공터를 지났다. 아삐네 호수를 가는 길 중간에 낡은 옛 농장 뜰엔 사과나무가 있다. 나는 지난 봄, 이 사과 나무 줄기에 붙어있는 겨우살이를 땄더랬다.사과들이 9월 햇살을 받으며 익고 있었다.사과가 빨갛게 익은 모습은 볼 수 없으리라... 그리고 도착한 아삐네!여름이 가고 있었다.호수 가장자리 모래사장도 한산하다.물놀이를 즐기려고 몰려들었던 사람들이 모두 빠져나가고 호수는 다시 예전의 평온을 되찾았다. 인사를 했다.Au revoir!Tu me manqueras. 더보기
지난 가을, 알밤 채집 우리 집에서 아삐네 호수를 가기 위해서는 토피네의 산책로를 지나야 한다.토피네는 참나무 가로수 길이 있고 산책로 양 옆으로는 목초지와 자연학습장, 주말농장 같은 것들이 자리해 있는 넓은 녹색지역이다. 그곳에는 밤나무도 참 많다.가을이 되자, 밤나무 밑에는 아람이 벌어진 밤송이들이 엄청나게 떨어져 있었다. 이런 걸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ㅎㅎ 나는 지난 가을에는 호수를 다녀올 때마다 이곳에서 밤을 채집해왔다. 밤도 맛이 정말 좋았다.특히, 이 곳 렌은 시차원에서 방역방제 작업을 지난 수년 전부터 금지하고 있어, 마음놓고 채취해도 좋다. 나는 밤을 깔 꼬챙이까지 챙겨가기도 했다.그러나 가을이 깊을수록, 꼬챙이조차 필요가 없어졌다.양 발로 살짝 힘만 줘도 밤송이가 쩍쩍 벌어졌다.또 풀밭 위에 알밤만 뒹글고 있.. 더보기
바다에서 본 성곽 도시 생말로 프랑스의 브르타뉴 지방의 한 해안 도시인 생말로를 방문했을 때,나는 그 주변 해안을 도는 유람선을 꼭 타고 싶었다.그날 한 시간 정도 걸리는 이 유람선을 못탄 건 순전히 출발시간을 잘못 알아서였고, 안타까운 마음에 배로 10분밖에 안 걸린다는, 건너편에 있는 '디나르'라는 도시를 가보는 것으로 위로를 삼아야 했다. 배가 출발하고, 생말로가 눈에서 조금씩 멀어지자, 이 배라도 탄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탄성을 지르지 않을 수 없었다. 생말로의 성곽 내부도 아름다웠지만, 바다에서 바라다 보이는 생말로는 더 아름답다. 위 사진은 디나르 해안의 저택들!각각 10분씩, 왕복 20분 걸린 이번 항해(?)만으로도 마음이 뿌듯하다.디나르는 약 1시간 정도 해안만 조금 거닐었는데, 다음에는 이곳의 멋진 둘레길도 걸어봐.. 더보기
프랑스 골동품 시장에서 본 책받침대들 렌에서 목요일마다 열리는 시내 골동품 시장에서 본 책받침대다. 마음에 들었지만, 너무 비싸서 살 엄두를 내지 못하고 사진만 찍었다. 이렇게 바깥 쪽에서 책을 괴는 건 자리를 많이 차지해 좋아하지 않지만, 너무 예쁘다. 이런 거라면 한 벌 정도는 있어도 좋겠다 싶다. 오리들이 너무 힘들어 보이나? 이 책받침대는 렌 시내에서 특별히 열린 골동품 시장에서 본 베카신(Bécassine)을 모델로 한 책 받침대다. 베카신은 브르타뉴를 대표하는 옛날 만화 캐릭터이다. 가난한 시절, 파리로 돈을 벌러 떠난 브르타뉴 여성들의 고단한 삶을 반영한 인물로, 파리에서 아이들을 돌보며 벌어지는 좌충우돌을 그린 만화 책 속 주인공이다. 더욱이 이 책받침대는 비바람으로 유명한 브르타뉴의 모습까지 잘 드러나 있어, 보자마자 엄청 ..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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