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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의자

상원사 뜰, 빈의자들 지난 가을, 볕 좋은 날 뜰에 나와 있던 나무의자들은 모두 법당 처마 밑으로 물러나 있었다. 관광객으로 경내가 왁자지껄했던 상원사 경내는 진눈깨비가 흩날리는 겨울이 되자, 아주 조용해졌다.함께 방문했던 친구들과 짝을 바꿔가며, 나무 밑에 놓인 이 의자에 앉아 사진을 찍으며 깔깔거렸더랬다. 지금은 사람도 별로 없고...의자도 비어 있다.경내를 구경하는 몇 몇 사람들조차 추운 날에는 의자에 앉지 않았다.나 역시 이들 곁을 맴돌뿐 잠시라도 앉을 엄두는 나지 않았다.그래서 겨울 산사의 의자들은 늘 비어 있나보다. 더보기
오대산 영감사의 겨울 오대산엘 여러 번 왔지만, 영감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길이 잘 닦인 따뜻한 기운이 가득 찬 계곡을 한참 올라왔다. 음숲함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계곡 안에는 대나무들이 자라고 있었다. 걷기가 나쁘지 않다. 그렇게 당도한 영감사... 절이라지만, 작은 암자 규모였다. 법당 한귀퉁이에 있는 세간살이를 보니 사람이 사는 곳이란 게 실감이 난다. 영감사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빈의자들이다. 의자들이 정말 많다. 볕이 잘 드는 오전에는 스님들이 이곳에 앉아서 햇볕을 쬘까? 뒤뜰 장독에는 치우지 않은 눈이 소복이 쌓였다. 뚜껑위에 돌까지 올려놓으며, 야무지게 덮은 작은 단지 속에는 뭐가 들어 있을까? 그리고 홍시가 되어 있는 감들... 아주 잘~ 익었다. 스님들의 긴 겨울이 그리 지루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홍시들을..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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