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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리비

빗자루 이야기 이 사진은 우리 동네 오솔길에서 찍은 것이다. 이곳에서 일하시는 분은 종종 이렇게 빗자루와 낙엽을 담은 자루를 길 한켠에 그냥 놓아 두고 떠나시곤 한다. 이 빗자루는 우리 동네 아파트 단지에서 본 것이다. 우리 아파트 역시 아저씨들이 비질을 하시고는 종종 아무 데나 던져 놓으신다. 이 빗자루는 이웃 아파트 단지에서 본 것이다. 그러고 보면, 빗자루를 아무 데나 던져 놓는 건 흔한 일인 것 같다. 이렇게 아무 데나 던져놔도 탐을 내거나 흠쳐가는 사람이 하나도 없기 때문이겠지. 그도 그럴 것이 이런 빗자루로 쓸 땅이 어디 한 군데도 없다. 대부분 아파트 주민이다보니, 이런 빗자루로 쓸 마당도 없는 사람들뿐이다. 자세히 보면, 알겠지만 이 빗자루는 대나무로 만든 것이다. 사진속 빗자루는 모두 대나무의 잔가지를.. 더보기
'싸리비' 이야기 요즘 아침마다 내 잠을 깨우는 것은 아파트 단지 안을 쓰는 비질 소리다. 썩-썩-썩-썩 창문을 활짝 열어놓고 잠을 자는 요즘같은 한여름이면, 더욱 이 비질 소리가 난다.게다가 몇 주 전, 경비 아저씨가 바뀐 이후부터 비질 소리는, 아침은 물론 낮이나 오후 가리지 않고 잠시 잠시 나의 상념을 붙들곤 한다. 그 소리를 들으며 싸리비를 생각했다. '싸리빗자루'일거라고... 싸리비 집 뒤, 야트막한 동산에서 아버지는 한 번씩 싸리를 꺾어와 빗자루를 매곤 하셨다. 가지들이 야무지게 묶여 빗자루가 된다는 것도 내겐 놀라움이었지만, 막 묶어 놓은 싸리비는 듬성듬성 초록 잎들을 매달고 있어 더욱 마음에 들었다. 어린 내 두 손아귀에는 잘 쥐어지지 않는 큰 빗자루를 엮고 나서 아버지는 남은 잔 가지들을 모아 나를 위해서..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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