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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나무

오대산의 주목나무들 깎아지른 듯한 오르막, 내리막 길을 몇 번 반복하다가 고개를 곧추 세워도 끝이 보이지 않는 경사길에 당도하면, 비로봉에 거의 다 온 것이다.그저 먼 발치에서 본, 비로봉 근처에 아직도 꼿꼿하게 서있는 죽은 전나무들의 아름다운 모습을 가까이서 보고 싶어서 급경사에 성큼 발을 들여놓았다.그러나 이런 열망에도 불구하고 겨울의 비로봉 자락은 오르기가 너무 힘들다.내 뒤에서 오던 무수한 등산객들이 모두 나를 지나쳐 갔다.저 멀리 정상에서 이제 다 왔으니 조금만 힘을 내라는 등산 동호회 사람들의 목소리가 바로 근처에서 들리는 듯 하지만, 비로봉은 쉬이 나타날 기세가 아니다. 그리고 당도한 비로봉!비로봉은 오대산의 가장 높은 봉우리이다.그러나 힘들게 올라온 비로봉을 얼른 지나간 건 귀볼을 애는 듯한 시린 바람 때문이.. 더보기
아버지의 주목나무들 아버지는 옛날부터 나무 가꾸시는 걸 매우 좋아하셨다.어린 시절에 살았던 넓은 뒤뜰은 산수유, 호두나무, 오동나무, 향나무 등, 나무들이 빽빽하게 자라고 있었다.그 중 아버지가 가장 좋아하셨던 나무는 주목이었다. 다른 것들은 한 그루씩이었는데, 유독 주목나무만은 여러 그루를 키우셨다. 그것들은 한 그루 있던 주목의 가지를 작게 잘라 꺽꽂이 해서 뜰에 조르르 심은 것이다. 벌써 한참 전, 30년도 더 전의 일이었던 것 같다.그렇게 흙에 꽂아 놓은 가지에서 뿌리가 내려, 아주 조금씩 조금씩 자란 주목들이 지금은 이렇게 컸다.이 나무들은 그러니까 30살도 더 나이를 먹었다.30살 먹은 나무라기에는 또 너무 작다.'주목은 천천히 아주 조금씩 자란다'고 아버지께서 해주신 어린 시절의 말씀이 정말 맞다.여태 이만큼 .. 더보기
레지프의 생꾸엥 성당 프랑스 렌 근처 '레지프'(Les Iffs)라는 작은 마을에 간 것은 근방에 있는 유명한 '몽뮈랑 성'에 가기 위해서였다. 대중교통으로 그곳에 가기 위해서는 레지프에서 버스를 내려 조금 걸어야 했는데, 내린 김에 레지프라는 마을도 둘러볼 요량으로 시청이 있는 중심가로 향했다. 시청 바로 옆에 바로 이 '생꾸엥 성당'이 있었다.생꾸엥 성당은 '앙클로 파루와시알'이라고 부르는 브르타뉴지역에만 존재하는 울타리가 쳐진 형태의 성당이었다.이런 성당은 브르타뉴에서도 피니스테르 지역에 주로 존재하는데, 일에빌랜느 지역에서는 매우 보기 드문 형태이다. 그런데 바로 레지프에서 '앙클로 파루와시알'을 발견한 것이다.위 사진처럼 앙클로 파루와시알은 울타리로 둘러싸인 성당영지 안에 예배당과 묘지, 십자가 등이 존재하는 형태이..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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