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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렌

눈속에 파묻힌 꽃들 지난 해, 프랑스 렌에서 살 때 3월에 눈이 내렸다.3월에 눈이 내리는 건 우리나라에서도 흔한 일이지만, 눈 속에 파묻힌 꽃들을 보는 건 매우 낯선 풍경이었다.브르타뉴는 날씨가 포근한 편이라 3월이면 꽃이 만발하다. 이른 아침 눈을 뜨자마자, 아파트 창을 열고 나갔을 때 세상은 눈으로 덮혀 있었다. 이미, 활짝 피었던 수선화들이 눈에 고개를 떨구었다. 또 집 근처, 오래된 농가 담장에 자라고 있는 다육이도 눈에 덮혔다. 눈에 덮힌 동백꽃.... 더보기
렌 시청광장, 회전목마 이것은 프랑스 렌 시내, 시청광장 한켠에 항상 존재하는 회전목마이다.내가 살았던 프랑스의 도시들 중 광장에 이렇게 늘 회전목마가 있었던 곳은 렌이 유일했다.특별한 날, 잠깐씩 등장하는 놀이도구들은 있었지만, 언제나 회전목마를 탈 수 있는 것이 무척 좋아보였다.물론, 나는 이곳에서 회전목마를 타보지는 못했다.어른도 충분히 탈 수 있었고, 타볼만도 한데, 항상 존재한다는 사실은 언제든 탈 수 있다는 마음이 들게 하고, 그런 마음이 들면 잘 타게 되지 않는 것이 놀이도구인 것 같다. 물론, 그렇게 많이 이 근처로 오고가면서 사진조차 잘 찍지 않아, 이 사진들이 유일하다.다행히 이렇게 몇장이라도 사진을 찍어 다행이라고 사진첩에서 이 사진들을 발견하고는 너무 즐거워했다.다음에 렌을 다시 방문할 기회가 온다면, 그.. 더보기
꼴롱바주 집들로 가득한 프랑스 렌의 골목길 렌의 시내 중심가는 옛날에 존재했던 작은 골목길로 촘촘하게 이어진 아름다운 도시이다.무엇보다 골목마다 중세의 건축물인 나무 대들보로 지은 꼴롱바주 집들이 여전히 많이 남아있고 좁고 긴 골목에 깊은 그늘을 만드는 알록달록 채색된 꼴롱바주 집들은 이웃건물들과 어깨를 붙인 채 줄지어 서있는 모습은, 우리로 하여금 그림책 속으로 들어온 듯한 느낌을 준다. 렌은 18세기에 일어난 대화재로, 도시의 1/3이 불타 없어지는 불행을 경험하게 된다.화재 후에는 화강암집들로 대체되었다고 하는데, 화재 전에는 도시가 얼마나 아름다웠을지 상상이 간다. 렌에서 꼴롱바주 집들을 마음대로 허물거나 없앨 수 없는 듯하다.시내에서 수리하는 꼴롱바주집들을 보았는데, 모두 꼴롱바주 형태로 리모델링을 하고 있었다.시에서 이런 건물의 보수나.. 더보기
여름에는 도시에서 썬텐을 즐겨요! 프랑스 렌은 여름만 되면, 시청앞 광장에 시 로고가 새겨진 썬텐용 의자를 수십개 내놓고 시민들이 썬텐을 즐길 수 있도록 돕는다.멀리 바캉스를 떠나지 못한 서민들이 좀더 즐겁게 여름을 날 수 있도록 시에서 늘 실천하고 행사중 하나로매년 여름이면 광장은 일광욕하러 나온 사람들로 새로운 활기를 찾는다. 브르타뉴도 다른 많은 프랑스의 도시들처럼 햇볕이 풍부하지는 않다.일년 중 많은 날들이 춥고 비가 온다.그러다가 여름이 되면 햇볕이 나고 건조한 날들이 얼마간 계속되는데, 이런 날을 그냥 지나칠 수는 없다. 사진을 찍은 날은 흐리고 보슬비도 이따금씩 뿌려지는 날이었음에도 시청 광장에는 사람들이 나와 있었다. 이렇게 썬텐용 의자들이 나와 있을 때, 시청 광장에서는 젊은이들의 공연이 열리고 아이스크림 장사도 나타난다.. 더보기
꼴롱바주 집은 어떻게 지어지나? 프랑스 렌의 시내에는 '꼴롱바주'(colombage)라고 불리는 나무 대들보를 이용해 지은 중세 건축물들이 참 많다.그중 골목에서도 깊숙히 들어가 건물들로 둘러싸여 잘 보이지 않는 뜰에 주목할 만한 꼴롱바주 건물들이 있다.사람들 눈에 잘 띄지 않는 곳 숨어 있어 발견하기가 결코 쉽지 않다.마침, 이 건물을 보려고 일부러 간 날은 몇몇 사람들이 모여 공사를 하고 있었다. 이 꼴롱바주 건물은 꼴롱바주 방식 중에서도 초기에 해당되는 긴 나무기둥을 이용한 형태이다. 긴 나무 기둥으로 지은 꼴롱바주는 짤막짤막한 나무를 이용해 턱을 만들며, 층이 높아갈 수록 앞으로 돌출하는 '앙코르벨망'식 꼴롱바주 건물로 빠르게 대치되었다. 실제로 긴 나무로 짓는 방식은 나무 밑이 썪으면 건물이 뒤틀리기도 하고 중세시대 좁은 골목.. 더보기
농약과 제초제가 사라진 도시 프랑스의 렌은 지난 1여년 전부터 도시 전체에 방제 작업을 하지 않는다.시에서 관리하는 공원이나 정원은 물론, 가로수와 인도에도 약을 뿌리지 않는다.지난해부터는 공동묘지에도 방제작업을 하지 않기도 했다.위 사진은 농약을 뿌리지 않는 구역이라는 표지판, 렌의 동쪽에 있는 한 공동묘지에서 찍은 사진이다. 길가에도 농약과 제초제를 뿌리지 않고 모든 풀을 베는 일은 사람이 직접하거나 자동차를 이용해서 한다.맨 먼저 사람들이 풀깎는 기계로 풀들을 베고 지나가면, 바람을 일으키는 기계를 들고 다니면서 자동차로 치우기 쉽도록 잘라놓은 풀들을 길가로 날려보낸다.그럼, 빗자루 달린 자동차가 지나가면서 그것을 쓸어담는다. 이 사진들은 우리 집앞에서 풀을 베는 작업을 하는 모습을 찍은 것이다.풀을 베는 모습은 찍지 못했고,.. 더보기
알록달록 도시 물들이기 지난 해 봄 겨울을 한국에서 보내고, 3월 프랑스를 다시 갔을 때는 끌뢰네 우리 마을에서는 렌의 젊은 예술가들의 이벤트가 열리고 있었다.'네 도시를 물들여라!'라는 제목의 이 행사는 뜨게질한 편물들을 이용해 자전거 거치대며, 나무, 이정표 기둥 등, 도시에 존재한 많은 것들을 장식해 놓았다. 알록달록, 이어붙인 조각들이 엄청 솜씨있어 보이지 않았지만, 재기발랄한 아이디어가 귀여웠다.젊은이들이 하는 이벤트는 아이디어가 넘쳐서 좋다.촌스럽고 조악해도 웃음을 불러일으키는 것들은 바로 이런 것들이었다.자유로움으로 넘치는 이곳 젊은이들의 상황을 그저 부러워만 했다.ㅠㅠ 더보기
토종 품종과 종자들을 보존하는 프랑스의 생태박물관 렌 근교에 있는 '생태박물관'은 가축이나 채소들 가운데 브르타뉴의 특별한 품종들을 보존하고 관리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생태박물관을 찾은 그날은 카메라 충전을 충분히 시켜놓는 걸 잊어, 바로 밧데리는 끝이 나고 아쉬운 대로 지니고 있던 '아이팟터치'로 사진을 찍었다. 4세대 아이팟터치의 카메라 화질은 정말 형편없다.ㅠㅠ 그래도 이나마라도 있어서 그날 사진들을 찍을 수 있었으니, 감사해야 하려나? 양들이 너무 귀엽다.모두 보존되고 있는 품종들이다. 양들뿐만 아니라 이 지역 토종 품종인 소와 돼지, 닭들도 기르고 있었고 이 지역의 농사방법도 직접 보여주고 잘 보존되어 있는 농가도 자세히 둘러볼 수 있게 갖추어져 있었다, 더욱이 내가 간 날, 뜰에서는 옛날 대들보를 이용한 꼴롱바주 집을 지을 때, 통나무..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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